북한 잠수정은 침투용…오리발 발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침몰한 북한 잠수정에서 롯데칠성 사이다 페트병과 수중침투용 오리발이 발견됐다.

군당국은 25일 오후 침몰한 북한 잠수정을 인양한 뒤 곧바로 벌인 내부수색작업 과정에서 국내에서만 구할 수 있는 음료수 병과 수중침투용 오리발을 찾아냈다.

이는 북한 잠수정의 공작원이 동해에 상륙, 침투작전을 마치고 돌아가는 중에 어선의 그물에 걸려 발각됐음을 강력히 시사하는 것이다.

특히 96년 강릉 무장공비사건 이후에도 북한 잠수정이 우리 해안을 드나들며 공작활동을 계속해온 사실을 확인해주는 것으로 남북관계의 긴장과 파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또 우리 해상경계망이 뚫려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정부는 잠수정 내부조사가 끝나면 군 관계자들을 문책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1차 수색작업이 끝난 이날 밤 국가안보회의 상임위원회를 긴급 소집, 발견 내용물과 잠수정의 침투 목적을 분석하고 대응책을 논의했다.

회의가 끝난뒤 청와대 임동원 (林東源) 외교안보수석은 "침투일 가능성이 크다" 며 "침투로 판명날 경우 국방부장관 성명을 통해 규탄하고, 정전협정 위반사항인만큼 판문점 장성급 회담에서 논의돼야 한다" 고 말했다.

◇ 수색작업 = 해군 수중파괴대 (UDT) 와 폭발물처리반 등 대테러요원을 진입시켜 산소용접기를 이용해 출입구 (해치) 를 열어 수색작업을 벌였다.

군 당국은 "잠수정에서 롯데칠성 사이다 페트병과 사각사각 복숭아 페트병이 각각 1개, 호흡기가 달린 미국제 아쿠아 잠수장비 1개, 잠수용 부츠 3켤레, 오리발 1벌이 발견됐다" 고 밝혔다.

수중폭파대는 함교 부분의 1차 해치를 열어 이같은 물건을 발견했으며, 철판 60㎝ 두께의 2차해치까진 뚫었다.

그러나 안쪽에 맨홀 모양의 3차해치가 남아 있어 여는 작업을 밤늦게까지 벌였으나 26일 오전1시 현재 시신 및 생존자 여부를 확인하지 못했다.

수중폭파대는 오후11시35분쯤에는 잠수정 오른쪽에 드릴로 6개의 구멍을 뚫고 내시경을 투입, 잠수정 내부를 관찰했다.

◇ 인양작업 = 이에 앞서 군 당국은 잠수정 인양작업을 재개, 오후3시쯤 잠수정을 바닷속에서 끌어올리는데 성공했으며 오후4시45분 동해항 부두로 옮겼다.

◇ 인책문제 = 金대통령은 군당국의 잠수정 예인.인양 작업이 차질을 빚은데 대해 관계자들을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千장관 경질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청와대 한 고위관계자는 밝혔다.

김민석.이찬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