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잠수정 인양 내부수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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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침몰한 북한 잠수정이 25일 오후 3시쯤 끌어올려져 오후4시45분 동해항 부두로 옮겨졌다.

군당국은 이날 오전5시30분부터 동해항 방파제에서 1.8㎞ 떨어진 바다 밑에 가라앉은 잠수정 인양작업을 재개, 잠수정을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

인양작업에 성공한 군은 곧바로 잠수정 내부 수색과 승조원 (乘組員) 사망여부 확인작업에 들어갔으며, 정부는 국가안보회의 상임위원회를 소집, 대북대응책 등을 포함한 후속조치를 논의했다.

한편 김대중 (金大中) 대통령은 잠수정 내부조사가 끝나 사건진상이 밝혀지면 예인지연 등 작전에 차질을 빚게 한 군관계자들을 문책할 것으로 알려졌다.

◇ 인양작업 = 예인작업은 수중 33m 아래에 침몰한 잠수정을 묶은 철선 확인과 철선 이탈을 막기위한 보조로프 설치 작업부터 시작됐다.

그 다음 20t용량의 공기주머니 4개를 연결하고 압축공기를 주입했으며, 잠수정은 오후3시쯤 공기주머니와 함께 물밑 3m까지 떠오른 뒤 동해항 방파제로 예인됐다.

합참 관계자는 "오전부터 비가 내리는데다 바람과 조류가 강해져 작업자들이 구조선의 위치를 조정하는데 시간이 걸렸고 바닷속 가시거리가 10m 이하로 나빠 작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고 설명했다.

◇ 수색작업 = 군 당국은 산소용접기를 이용해 출입구 (해치) 를 열어 수색작업을 벌였다. 그에 앞서 해군 수중파괴대 (UDT) 와 폭발물처리반 등 대 (對) 테러요원을 진입시켜 승조원 사망여부를 우선 확인했다.

합참 관계자는 "승조원들이 자폭했을 가능성이 크며, 자폭하지 않았더라도 선체가 기운데 따른 배터리 전해액 누출로 독가스가 생겨 질식사했거나 익사했을 것으로 보여 생존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 고 예상했었다.

◇ 국가안보회의 상임위원회 = 1차 수색작업이 끝난 오후8시 정부는 국가안보회의 상임위를 소집했다.

회의에는 천용택 (千容宅) 국방장관과 강인덕 (康仁德) 통일부장관, 박정수 (朴定洙) 외교통상부장관, 이종찬 (李鍾贊) 안기부장, 임동원 (林東源)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등이 참석했다.

정부 당국자는 "한.미 양국은 진상이 판명되는 대로 판문점 장성급회담 소집을 요구, 북한측의 영해침범과 정전협정 위반 등에 대한 사과요구 등 후속조치를 취하기로 합의했다" 고 밝혔다.

그는 이번 사건에 대한 성격규명은 정밀조사 후 있을 것이라며 "무력도발 (규정) 은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이 아니다" 고 말했다.

◇ 인책 = 金대통령은 군당국의 잠수정 예인 및 인양작업이 차질을 빚은데 대해 관계자들을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요구하는 천용택국방장관 경질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청와대 한 고위관계자는 밝혔다.

김민석.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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