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제품 전문매장 '흔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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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중소기업들의 판로 개척을 돕기 위해 운영중인 중기제품 상설 전문매장이 노하우 부족에다 경기불황까지 겹쳐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새 정부의 '중소기업 육성' 정책에 맞추어 중기 전문매장들이 잇따라 들어서고 있으나 운영방식이나 서비스.광고 등에서 일반 백화점.할인점들에게 뒤쳐지는 데다 경기가 워낙 부진해 '중소기업을 돕자' 는 감성적인 구호만으로 소비자들을 끌어오기 힘든 것이다.

현재 중기전문 매장은 중소기업 중앙회에서 운영중인 1호 (잠실점).2호점 (여의도점) 등 2곳과 서울산업진흥재단 운영하는 창동매장 등 3곳, 중소기업 조합별로 운영하는 20여곳의 전시장 등이 있다.

이밖에 중소기업진흥공단은 내년 완공을 목표로 서울목동에 중소기업 종합유통센터를 건립 중이다.

하지만 이들 판매장의 운영실적은 극히 부진하다. 중기협은 올들어 방송국.케이블 TV 등과 손잡고 '중소기업을 살립시다' 등의 프로그램 방영.통신판매 등을 통해 적극적인 홍보를 펼치고 있으나 매출액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이와 같은 부진의 원인은 내수부진 뿐아니라 이들 매장의 운영방식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중소기업들에게 임대료만 받고 매장을 임대해 주고 있는데 서비스나 마케팅 등에서 매장전체를 종합운영하는 백화점.할인점을 따라가기 어렵다는 것.

유통업계 관계자는 "업계에서 흔히 이야기하는 평효율 (1평당 매출액) 로 따지면 잠실.여의도의 중기 전문매장은 연간 7백만원에 불과해 일반 할인점이나 백화점 (3천만원)에 한참 뒤진다" 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중소기업 판로 알선이라는 취지는 좋지만 마케팅 능력과 서비스를 강화해 실질적으로 중소기업을 돕는 전문매장으로 탈바꿈해야 한다" 고 강조했다.

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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