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관광·개발 어떻게 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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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금강산 개발사업은 동해안을 따라 남북을 잇는 유람선 운항을 시작으로 본격화할 전망이다.

금강산 관광에 필요한 숙박.레저시설 등이 아직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인데다 접근로 개설이 우선돼야 하기 때문이다.

현대측은 이번 정주영 명예회장의 방북을 통해 북한과 계약했으며, "10월 이전에 유람선을 띄울 수 있을 것" 이라고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관광객의 신변보장 문제가 따르고 유람.관광노선 일대가 군사지역이어서 아직 변수는 남아 있다.

◇ 어떤 유람선이 뜨나 = 현대는 우선 급한 수요는 해외에서 도입하고, 추가로 필요한 선박은 자체 제작한다는 방침으로 세계 선박시장에서 3만~4만t급 중고유람선 5척을 물색중이다.

유람선에만 1억2천만~1억5천만달러를 투자키로 했다.

승객을 8백명부터 1천2백~1천3백명까지 태우고 객실도 5백석 이상 되며 극장.수영장.디스코테크.헬스클럽.카지노 등 각종 위락시설을 고루 갖춘 유람선이 될 것이란 게 현대측의 설명. 4만6천t급에 2천명을 태울 수 있는 타이타닉호에 필적할 만한 규모다.

금강산내에 숙박시설이 일부 있으나 다 수용하지 못해 승객들은 낮에 금강산을 관광하고 숙박은 대부분 유람선에서 하게 된다.

운항사업은 현대상선이 맡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상선은 지난해 합작을 추진했다가 보류한 세계적 유람선회사 카니발사와 다시 손잡고 사업을 공동추진한다는 방침이다.

◇ 유람선 운항 어떻게 하나 = 유람선의 코스는 속초~장전~원산 또는 부산~속초~장전~원산이 유력시되고 있다.

현대측은 동해항이 대형선박 접안에 유리하다는 점을 고려, 동해~장전~원산 코스도 검토하고 있다.

현대는 4박5일 일정에 요금은 50만~70만원선이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으며 매일 한척씩 출항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금강산으로 가는 입구인 장전의 경우 접안시설이 미비해 당장은 인근 해상에 유람선을 정박시키고 작은 배로 관광객을 옮기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는 원산항에서 도로나 철도로 금강산까지 관광객들이 이동토록 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하고 있지만 북한 입장에선 '개방' 에 따른 부담이 적지 않아 실현 가능성은 미지수다.

◇ 금강산 개발은 어떻게 되나 = 현대는 동해안~외금강~금강산을 잇는 관광벨트를 조성한다는 북한의 개발계획 (원산.금강산종합개발계획)에 부합되고 북한의 개방 충격을 최소화한다는 원칙 아래 금강산의 단계적 개발을 구상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골프장.콘도.호텔.스키장 등 각종 위락시설을 모두 갖춘 국제관광단지로 키우겠다는 생각이다.

이때는 육로를 이용한 관광도 가능케된다는 것. 금강산 일대는 등반단지, 바닷가에 인접한 외금강과 시중호 일대는 휴양단지, 해금강 일대는 해상유람단지 등 3개 권역으로 나눠 개발하겠다는 것. 鄭명예회장은 89년 첫 방북 때 북한측과 이미 명사십리.시중호.총석정.금난지구 등 원산~금강산 사이의 해안벨트지역에 대한 공동개발을 합의한 바 있다.

현대는 이를 위해 미국.일본 등의 외자를 적극 유치하고 필요하면 국내기업과도 합작할 수 있다는 자세다.

이재훈.심재우, 동해 = 홍창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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