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 한강변일대 전원화랑가 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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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서울에서 자동차로 불과 1시간여 떨어진 거리. 분당.일산같은 신도시만큼 서울에서 가까운 곳이지만 다른 곳에서는 결코 맛볼 수 없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한 경기도 양평군 일대가 최근 새로운 전원 화랑가로 떠오르고 있다.

남한강변 퇴촌에서 양평대교 방향으로 카페와 전시장을 겸한 카페 갤러리인 갤러리 아지오 (0338 - 74 - 5121)가 지난해 10월 문을 연데 이어 지난 20일에는 북한강변 서종면 문호리에 미술문화공간 갤러리서종 (0338 - 74 - 5530) 이 개관했다.

여기에다 퇴촌 등지에 곧 카페 갤러리 두 곳이 더 문을 열 예정이다.

북한강 상수원 보호구역의 빼어난 자연경관과 서울과 가까운 거리 등의 장점 때문에 이미 80년대부터 많은 예술인들이 양평 일대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화가와 문인 등 여러 장르 예술인들로 구성된 양평예술인협회에 이름이 올라있는 화가만도 1백여 명. 서용선과 하동철.민정기.안창홍.금동원.이종빈.최운석.김남진씨 등이 모두 이곳 미술인촌을 이루고 있는 화가다.

이를 배경으로 양평에는 도예가가 본인의 작업실을 찻집과 겸해 작품을 소개하고 판매도 하는 전시공간이 이미 몇 군데 있었다.

하지만 별도의 전시공간을 꾸민 화랑은 최근에야 생기기 시작했다.

특히 갤러리서종 개관은 카페나 레스토랑을 겸하지 않은 본격적인 첫 전시공간이라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갤러리서종 이달희 대표 (전 중앙일보 월간미술부장) 는 "문화인들이 모여살고 있는 양평의 지역적 특성과 전원형 화랑의 모델 제시라는 두 가지 측면을 고려해 화랑 문을 열었다" 며 "주변 도시 사람들과 이 지역 주민들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지역 문화공간 중심지 역할을 해 나갈 것" 이라고 밝혔다.

무너미화랑 등 다른 카페 갤러리들이 카페 손님들을 겨냥한 비교적 가벼운 작품들 위주로 그룹전을 꾸미는 반면 갤러리서종은 개관전으로 '김점선전' (8월21일까지) 을 선보이고 있다.

앞으로도 중광과 이강소 등 비중있는 현대작가들을 초대할 계획이다.

1년전 양평으로 옮겨온 서양화가 금동원씨는 "도시 인근에 위치한 유럽의 전원도시들에는 미술관이나 화랑 등 나들이객들의 발길을 사로잡는 전시공간이 반드시 있는데 양평은 좋은 조건에도 전시장이 없어 아쉬웠다" 며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갤러리서종 개관이 시발점이 돼 좀더 많은 화랑들이 들어섰으면 한다" 는 기대를 내비쳤다.

전원 화랑의 등장은 어느 면에서 미술가에 새로운 활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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