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3사]화면가린 '700광고'등 월드컵중계 꼴불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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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한국 월드컵 대표팀의 계속된 졸전으로 국민들의 분노가 치솟고 있는 가운데, 이를 중계하는 중앙의 방송3사가 시청자의 입장은 아랑곳 않고 700 전화서비스 등 '돈벌이' 에만 치중하는 모습을 보여 짜증을 가중시키고 있다.

21일 오전3시30분부터 중계된 한국 - 네델란드전. 화면 밑부분에 뜨곤 하던 '경기결과 맞추기' 700 광고 자막이 갑자기 화면 중심부를 가리며 나타났다.

정작 축구공은 이 자막 뒤에 숨어버려 시청자들은 어쩔 수 없이 공 대신 광고를 봐야 했다.

사실상의 중간 광고. 경기가 끝난 뒤 각 PC통신엔 "왕짜증 MBC 축구 좀 보자, 축구 좀. " (유니텔 ID lallala) 등의 항의가 쏟아졌다.

SBS가 22일 밤10시50분부터 녹화중계한 독일 - 유고전은 이미 위성방송이나 중계유선으로 방영된 NHK 화면을 통해 '2대2 무승부' 가 알려진 상태임에도 승용차등을 걸고 결과 맞추기 700 경품행사를 실시했다.

시청자들의 전화가 폭주한 것은 당연한 결과. "한국 - 네델란드전보다 더 많은 전화가 걸려왔다" 는 것이 관계자의 고백. "이미 경기결과가 나왔는데 '결과 맞추기' 를 하는 게 말이 되냐" 는 항의 전화가 방송사와 700 대행사에 끊이질 않았다.

이에 대해 방송사측은 "경기 종료 20분전까지 안내자막을 내보내던 관례를 깨고 전반전에만 자막고지를 했다" 고 밝혔다. 한편 KBS는 월드컵 경기를 전부 2TV로만 방영, 공영방송의 책무를 소홀히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광고가 없는 1TV로 방영할 경우 15분의 하프 타임 동안 전반전 주요 장면을 꼼꼼하게 볼 수 있고, 쉬는 시간의 경기장 분위기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광고료 수입에 치중해 2TV로만 편성, 시청료를 받는 방송사로서의 차별성을 주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700을 통한 경품행사까지 똑같이 하고 있어 시청자들의 불만을 고조시키고 있다.

강주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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