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金大中) 대통령은 15일 3부 요인.헌법재판소장.여야 4당 대표 오찬에서 정치얘기는 피해갔다.
조순 (趙淳) 한나라당총재가 인위적 정계개편은 안된다고 강조했고, 이만섭 (李萬燮) 국민신당총재는 지역연합보다 국가통합을 위한 '대연합' 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金대통령은 "별도로 얘기할 기회가…" 라며 뒤로 미뤘다.
오찬이 시작됐을 때는 "분위기가 맹했다" (朴智元청와대대변인) 고 한다.
그러나 金대통령이 옛 야당 시절 얘기를 꺼내고, 방미 성과를 설명하자 야당 총재들도 호응하며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朴대변인은 전했다.
오찬후 趙총재는 "나라를 걱정하는 모임이었고, 유익한 대화를 나눴다" 며 흡족해 했다.
다음은 대화록.
^金대통령 = 한나라당 전당대회는 언제며, 대의원 수는 얼마입니까.
^趙총재 = 8월말이며, 대의원은 1만여명입니다.
^金대통령 = 우리당 (국민회의) 은 4천여명인데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李총재 = (과거 여당이던) 한나라당은 아직 못줄여서 많은 것입니다.
^金대통령 = 60년대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조병옥 (趙炳玉).장면 (張勉) 박사가 대통령 후보 경선을 했는데 趙박사가 3표차로 이겼습니다.
그런데 趙박사는 차이가 안난다며 대통령 후보를 수락하지 않으려 했습니다.
하지만 張박사는 "1표차라도 차이는 차이고, 이긴 것은 이긴 것" 이라며 대의원들의 박수를 받도록 했습니다.
그러자 趙박사는 "여러분이 좋다면 내가 부통령 후보를 지명하겠다" 며 張박사를 부통령 후보로 지명했습니다.
그때 정권교체를 할뻔 했습니다.
李총재는 그때 동아일보 기자로서 자유당을 많이 비판했습니다.
김종필 (金鍾泌) 총리께서는 군복을 입고 계셨고요. (이어 식사)
^金대통령 = 국민과 여러 지도자들의 성원 덕분에 미국 방문을 무사히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감사드립니다. (방미 결과 설명)
^박태준 (朴泰俊) 자민련총재 = 미국에선 일본의 엔저 (円低)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
^金대통령 = 엔저가 우리 수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일본이 아시아 경제를 도와야 하는 입장인데도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중국의 위안 (元) 화까지 절하되면 우리 경제에 크게 악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우리 외환보유고가 3백60억달러이고 앞으로 1백억달러가 더 들어올 예정이나 문제는 심각합니다.
미국과 일본이 무릎을 맞대고 적극 해결 노력을 해야 합니다.
^朴총재 = 일본에서 (일본수출입은행 차관) 30억달러를 빨리 들여와야 하겠습니다.
^金대통령 = 정계에 계신 분들도 일본 지도자들을 만나 얘기해 주셨으면 합니다.
^金총리서리 = 미국에도 (경제협력을) 설득하기 위해 여야 지도자들을 함께 보내는 게 좋겠습니다.
^趙총재 = 우리당에도 좋은 분들이 많으니 함께 보내지요.
^李총재 = 대통령의 방미 성과가 참으로 큰 만큼 그 결실이 맺어져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국정개혁.정치개혁이 필요합니다.
정치가 경제위기 극복의 걸림돌이 돼선 안됩니다.
의원수도 줄이고, 선거제도도 영남.호남에서 다른 당 후보가 당선되도록 바꿔야 합니다.
인위적인 지역연합보다 국가대연합이 바람직합니다.
대통령께선 국난 극복을 위해서나 통일을 전제로 해서나 국가대연합을 구상해 주십시오.
^趙총재 = 방미 성과를 올린데 대해 축하합니다.
경제상황이 계속 악화되면 실물경제의 기반이 붕괴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정부가 경제를 위해 건설적인 노력을 한다면 전적으로 도울 생각이 있습니다.
가장 필요한 것은 정쟁 중지입니다.
인위적 정계개편을 추진하지 않는 게 중요합니다.
지방선거중 고소.고발이 많았으나 대부분의 것은 불문에 부치는 게 마땅합니다.
민주주의는 대통령을 두고 조크할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당 의원이 점잖지 못한 표현을 했더라도 민주주의의 필요악 비슷한 것으로 대범하게 받아들여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金대통령 = 사법부에서도 오셨으니 두 총재 말씀은 참고로 듣겠습니다.
정치문제는 별도로 얘기할 수 있는 기회가….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상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