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성씨 행보 “뭔가 있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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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이수성 (李壽成)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이 11일 김대중대통령의 특사로 필리핀을 방문했다.

12일 필리핀 독립 1백주년 기념식에 참석하고 13일 피델 라모스 대통령과 면담하는 것이 공식일정이다.

일견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기 어려운 그의 외유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그의 독특한 행보와 여권 핵심부와의 관계 때문이다.

민주평통부의장이 대통령 특사로 나간 전례가 없는데다 金대통령이 그를 특별예우하는 흔적도 여러 곳에서 발견된다.

TK출신 전직 국무총리에, 경선 서울대총장이란 외형상 구비조건도 여권 내부에서는 찾기 쉽지 않다.

그래서 金대통령의 '지역연합 방식을 통한 정계개편' 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李전총리가 모종의 역할을 맡을지도 모른다" 는 얘기가 여권 내부에서 심심찮게 흘러나온다.

그는 지난 3월 평통수석부의장을 맡은 이후 전국 주요도시에서 자문위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지역.계층.정파간 갈등과 분열을 극복하지 않고서는 국제통화기금 (IMF) 체제를 극복하거나 평화통일을 이룩할 수 없다" 고 강조해왔다.

지난달 17일부터 2주 동안 유럽6개국을 순방, 평통 해외자문위원들과 만나기도 했다.

여권 일각에서는 그의 행보에 힘을 실어주어 모양새를 갖추게 한 뒤 정치권으로 재진입케 하는 구상도 갖고 있다는 설이 있는가 하면 그가 金대통령 집권기간중 한번은 중용될 것이라는 얘기도 있는데 실은 예우차원의 것이지 그렇게 괄목할 일은 아니라는게 여권 핵심부의 전언이다.

김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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