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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미디어 인&아웃 展'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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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하나의 원이 있다. 예술이다. 또 하나의 원이 있다.

통신이다. 이 두개의 원이 겹치는 대추씨 같은 모양이 바로 비디오 아트이다. 비디오 아트는 대추씨처럼 딱딱하다. " 백남준이 이렇게 말하기까지 미술은 미술로서 존재했다.

TV는 TV대로, 영화는 영화대로, 컴퓨터는 또 컴퓨터 나름으로…. 이렇게 서로 다른 방식으로 발전해온 장르간의 경계가 점차 허물어지고 있다.

이건 이미 새로운 사실이 아니다.

'순수' 를 고집하던 미술은 백남준의 등장으로 30여년 동안 비디오라는 영상매체와의 만남을 이어오고 있다.

여기서 점점 영역을 확장해 컴퓨터 그래픽.필름.광고 등 다른 매체와의 관계로 확장되고 있다.

서남미술전시관에서 25일까지 계속되는 '미디어 인&아웃 - 영상예술과 매스미디어와의 교감전' 은 각기 다른 장르가 지닌 공통분모를 찾아보는 전시다.

02 - 3770 - 3870. 미술의 확장 개념으로 다른 영상매체를 끌어들이는 작품전시와는 성격이 틀리다.

오히려 장르간의 소통, 이 과정을 통해 공통된 예술성을 찾는 것이 목적이다.

때문에 참여작가도 방송국 PD와 광고회사 AD.애니메이션 제작자 등 순수미술과 거리가 있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방송국 PD가 미술전시를 한다고 갑자기 예술성을 내세운 미술작품 흉내를 내는 것이 아니라 평소 시청자를 염두에 두다보니 할 수 없었던 자유로운 표현을 이번 기회에 보여준다.

이 속에서 자연스럽게 예술성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지난해부터 이 전시를 준비해온 비디오 설치작가 문주 (경원대 교수) 씨는 "각 영상매체의 서로 다른 특성과 이들의 연결고리를 한데서 보여줌으로써 예술적 가치기준을 모색하고자 한다" 고 말한다.

문씨는 또 "이런 취지에 맞춰 당초 그래픽 디자이너와 PD.순수미술 작가가 함께 하는 밀접한 공동작업을 많이 보여줄 생각이었으나 최근 경제여건으로 규모가 축소돼는 바람에 개별작품 위주로 전시가 꾸며져 안타깝다" 고 덧붙였다.

미술작품과는 다른 색다른 접근방식이 참신함을 선사하는 전시임에도 전시장이 비좁아 작품들마다 충분한 전시공간을 갖지못고 서로 방해받고 있는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비디오 아트에 김기웅.서정욱.오호준, 다큐멘터리 필름에 박장호.김기중.서영석.김상완.김광준.정인견.김지용.김동욱.박성수, 비디오 설치에 문주.이용백.조태병.올리버 그리엠, 멀티 미디어에 김진권.박금연.이용호.이행진.김태엽, 컴퓨터 그래픽에 김정선.류석호.박주현.윤상아.윤미희.이어진.편정민.홍일양.안혜정.박혜선.김지이 등 서울과 뉴욕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참여했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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