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즈 내고 상품 주는 '안기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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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우리는 음지에서 일하며 양지를 지향한다. " '정보.첩보' 보단 '공작' 에 더 익숙했던 안기부의 음습한 이미지. 새정부 출범 후 '국가정보원' 으로 거듭나면서 대국민 홍보작업에 부산하다.

하이텔 안기부포럼 (go ankibu) 의 새 단장도 그중 하나. '낙서판' 에 해당하는 '나도 한마디' 부터 토론방인 '얘기해봅시다' , Q&A란인 '나도 알고 싶어요' 등이 눈에 띄는 코너. 통신인들의 반응은 "놀라운 변신" "느낌이 좋다" 등 긍정적. "안기부가 뭐하는 곳이냐. CIA와 다른 점은 무엇이냐" 는 다소 엉뚱한 글도 올라오지만 여성인력.응급구조사 채용계획을 실질적인 내용을 묻는 내용도 많아 대국민서비스 창구로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엿보게 한다.

매주 추리퀴즈를 내고 응모자를 추첨해 상품을 주는 '나도 정보원' 코너는 아마 서비스 개편의 홍일점이 아닐는지. '나도 탐정' 식의 분위기로 어떻게든 친근감을 주려 애쓴 흔적에 슬며시 웃음이 나온다.

추리꽁트도 모집하고 있다.

때 빼고 광냈으니 이제는 "정보기관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는 곳으로 정체성을 확립해야" 한다는 조언을 귀담아들어야 할 때가 아닐지. 아직도 행여 글을 잘못 올렸다가 불이익을 당하지나 않을까, 마음 한 구석에 찜찜함을 느끼는 국민을 위해서라도 말이다.

기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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