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국인 임대전략 바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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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주택임대시장이 침체의 늪에 빠진 가운데 국내인은 '월세집' 을, 외국인들은 '전세집' 을 찾는 수요가 늘어 내.외국인 사이에 '실속있는 주택임대 전략' 이 엇갈리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7월 결혼을 앞둔 김현미 (27.회사원) 씨는 보증금 1천만~1천5백만원에 월 50만~60만원대의 월세 아파트를 찾고 있다. 직장이 광화문근처라 교통이 편리한 반포.마포.목동 정도의 18~20평대 아파트를 물망에 올리고 있다.

金씨는 "금리도 비싸고 신용대출도 쉽지 않은데다 최근 세입자들이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해 재산을 운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고 월세로 살기로 했다" 고 말했다. 그러나 월세집을 찾기가 쉽지 않다.

종전부터 비교적 월세물량이 많은 지역이었던 반포동 16~18평형대 한신.주공아파트지역도 올해 봄 월세수요가 많아 매물이 소진된 상태다.

한신아파트단지내 H부동산의 경우 올봄 월세로 나왔던 17평형 5가구는 보증금 1천5백만원, 월 60만원선에 모두 거래됐다.

매물이 나오기를 기다리는 사람도 2~3명정도 된다는 것. 이렇게 서울 반포.상계.중계.목동 등 대단위 아파트지역에서는 소형아파트를 중심으로 월세를 찾는 수요가 서서히 증가하는 추세다.

이때문에 전세를 놓았던 집주인들중 월세로 돌리는 사례도 있지만 이전 세입자들의 전세금을 반환이 어려워 월세전환이 쉽지않다.

반면 1~2년치 임대료를 한꺼번에 지불하는 월세를 선호하던 외국인들은 최근 전세값 폭락으로 부담이 적어지면서 임대계약기간이 끝나면 돈을 찾아갈 수 있는 전세에 관심이 많다.

한남동.이태원.방배동 등 외국인 선호지역의 부동산업자들은 "아직도 월세가 주종을 이루고 있지만 최근들어 전세집을 얻어달라는 외국인들이 주문도 많아졌다" 고 말했다.

외국인 주택임대 알선을 전문으로 하는 컬리어스 자딘 코리아 관계자는 "80~1백평형대 집을 선호하는 중간관리자급에서는 전세주택 수요가 늘고 있다" 고 말했다.

80여평규모의 주택 전세가는 종전 6억~7억원정도였으나 최근 3억~5억원으로 떨어졌고 환율상승 효과까지 감안하면 전세값이 과거의 20~30%수준밖에 안돼 전세가 되레 이익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양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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