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e칼럼

위험관리 : 투자계획을 리모델링 하라

중앙일보

입력

흔히 투자를 계획하거나 실천할 때 가장 의미를 두고 유념하는 것이 바로 ‘수익률’이다.

어떤 종목에 투자를 하면 얼마의 수익이 날 수 있을까라는 수익률에 대한 믿음을 먼저 찾고 그 다음부터 투자를 결정하는 순간부터 수익률에 대한 맹신자가 되어 버린다.

주식투자에 있어서도 이러한 투자 마인드가 그대로 전해져서 오죽하면 ‘매수는 새색시 시어머님 밥상에 국 간 맞추듯이 신중하게 하고 매도는 미친 여자가 도마질을 하듯이 하라’라고 해서 매수의 중요성과 매도의 맺고 끊음을 강조한 투자 격언까지 있겠는가?

한번 투자했으면 나름대로 자신의 판단을 믿고 얼마 동안은 그대로 밀고 나가는 것도 물론 투자의 정석이겠지만 최근의 급변하는 글로벌 혹은 국내의 투자환경을 감안한다면 시기적인 투자의 조정과 리모델링도 필요한 전략 중에 하나라고 보여진다.

여기서 꼭 챙겨야 할 투자의 전략이 바로 ‘위험관리’이다.

위험관리의 중요성은 아래의 표를 보더라도 알 수 있다.

만약에 어떤 사람이 10년을 투자 한다고 했을 때 첫 해에는 50%의 손실을 입고 두 번째 해에는 60%의 수익을 내고 다시 세 번째 해에는 50%의 손해를 입고 네 번째 해에는 다시 60%의 수익을 거두는 방식으로 계속 진행된다고 가정했을 때 10년간 수익의 단순합계는 격년으로 10%의 수익률(60%-50%)을 내므로 총 50%의 단순합계 수익률이 나오지만 실제로의 수익률은 원금보장은 커녕 -68%의 원금 손실을 입어서 원금 1억 중에서 3,200만원만 남게 된다.

하지만 이 사람이 원금 손실은 10년 동안 한번도 내지 않고 격년으로 10%만의 이익을 냈다고 가정하면 역시 단순합계 이익은 50%로 똑같지만 실제로는 원금 1억이 1억 6천 만원이 되면서 60%의 실제 수익률을 거두게 된다는 결론이 나온다.

즉 수익을 많이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손해를 보지 않느냐가 투자의 중요한 요소라는 것이다.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투자나 원금을 많이 부풀리는 투자보다는 돈을 많이 잃지 않는 투자를 해야 하겠다.

‘위험관리’에서 위험의 종류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투자위험’과 ‘순수위험’이라는 것인데 ‘투자위험’은 주식과 부동산의 가격변동,채권의 금리 변동 등과 같이 투자자산의 가격 및 인플레이션의 변동 등에 따라서 자산의 가치의 상승 혹은 하락으로 인한 위험을 말한다.

투자에 있어서 Risk란 가격이나 가치의 변동성을 의미하는 것이고 변동성이 큰 자산은 그만큼 ‘위험관리’에 있어서 요주의 자산이고 변동성이 작은 자산은 리스크가 작지만 그만큼 수익도 높게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볼 수 있다.

내가 얼마나 ‘투자위험’을 가지고 투자를 하고 있는지는 투자하고 있는 종목의 원금손실 가능성과 함께 기간에 대한 분산,종목분산이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내년도에 전세금을 올려줘야 하는 사람이 7년 이상 가입해야 하는 ‘장기주택마련저축’에 덜컥 가입한다거나 몇 개월 밖에 운용할 수 없는 자금을 중장기로 봐야 하는 펀드상품에 가입하는 경우에는 부득이 원금손실이나 환매에 대한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는 위험을 가지게 된다.

위험의 두 번째 종류에는 ‘순수위험’이라는 것이 있는데 사망,질병,교통사고,의료사고 등과 같이 예상치 못한 사건이나 사고로 인해서 금전적 손실을 가져다 주는 것을 말한다.

이 ‘순수위험’은 리스크 플래닝을 통해서 보험상품을 위주로 해서 어느 정도 위험에 대한 대비를 할 수 있겠다.

개인들이 투자를 할 때 위험을 관리하기 위한 방법에는 아래의 세 가지가 단계가 있다.

첫 번째는 투자 종목별 위험도를 분석하는 것이다.투자 종목별 위험도에는 크게 바로 현금화 할 수 없는 유동성 위험이 있겠고 수익률 하락이나 원금손실의 수익성 위험이 있다.

따라서 펀드나 ELS,주식직접 투자 혹은 채권,부동산 등 모든 투자 자산에 대한 위험도를 파악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두 번째 단계로는 해당 위험도에 따라서 등급을 매기자는 것이다.각 위험도에 따라서 30%의 고위험,30%의 중위험,40%의 무위험 자산으로 구분하고 그 등급에 따라 투자 포트폴리오를 새로이 짜도록 하자.

위험도의 등급에도 역시 유동성등급과 수익성 등급으로 나뉘게 되는데 투자 기간별로 나누는 것이 가장 바람직 한 방법이다.

상기의 표에서 알 수 있듯이 단기,중기,장기의 기간별 위험도 분산전략과 고수익,중수익,저수익을 겸해서 고위험,중위험,저위험의 상품 군으로 나누어서 투자를 한다면 효율적인 ‘위험관리’를 통한 투자의 합리화를 기할 수가 있을 것이다.

위험을 관리하기 위한 세 번째 단계는 바로 기간별로 투자 종목별 위험도를 조정하자는 것이다.

투자기간이 흐를수록 예전에는 중위험의 자산이었는데 환매나 새로이 가입을 통해서 고위험 혹은 무위험의 자산으로 변경될 수도 있고 그 비율도 달라질 수도 있다.

혹은 단기상품을 해약하고 중기나 장기상품으로 포트폴리오를 리모델링 할 수도 있기 때문에 3개월이나 6개월에 한번씩 자신의 투자상황을 점검해서 투자종목들에 대한 ‘위험관리’를 리모델링 하는 전략이 필요하겠다.

조상님이 돌아가셔도 적어도 1년에 한번씩은 찾아 뵙고 인사를 드리고 벌초를 하고 묘소를 다듬는다.집을 새로이 지어도 수시로 점검해서 비가 새는 곳은 없는지 습기가 차서 썩는 곳은 없는지 칠이 벗겨져서 지저분한 곳은 없는지 점검해야 한다.

하물며 소중하디 소중한 나의 자산을 운용함에 있어서 이러한 리모델링 절차가 없다면 그 투자는 의미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다.지금부터라도 나의 투자상황을 ‘위험관리’차원에서 리모델링 하는 습관을 길러보도록 하자.

서기수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