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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위크 한국판]21세기 노동시장 '性반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여성들은 과연 다음 세기에 남성들을 대체하는 새로운 경제활동 세력으로 떠오를 것인가 - .노동문제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그렇다고 대답한다. 오는 15일 영국 버밍엄 서방 선진8개국 (G8) 정상회담에 참가하는 나라들은 여성 노동인구가 많은 나라들의 모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탈리아를 제외한 7개 나라에서 총 노동인구중 40% 이상을 이미 여성들이 장악하고 있다. 일부에선 이런 현상을 여성이 경제성장의 중심이 된다는 의미에서 '여성경제학' 으로 표현하며 노동시장의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뉴스위크 한국판 최신호는 여성경제인력의 부상에 따라 세계경제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며 각 산업분야에서 맹렬하게 활동중인 여성들의 활약상을 소개하고 있다. 현재 여성들이 가장 많이 진출한 분야는 서비스부문. 프랑스에선 82년부터 90년까지 새롭게 일자리를 구한 1백20여만 여성들 대부분이 서비스업 종사자다.

영국에서는 향후 10년간 창출될 1백40만개의 서비스업 일자리중 1백만개를 여성들이 차지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또 80~90년대 석유.철강업 등 중공업부문이 침체했던 서부독일에선 91~95년까지 남성들은 44만개의 일자리를 잃은 반면 여성들은 오히려 21만개의 일자리를 새로 얻었다.

최근 두드러진 현상은 산업의 중심이 제조업에서 컴퓨터.통신.의료.금융 등 지식.정보산업으로 옮아가면서 이 분야에 여성진출이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교육수준이 높은 여성들에게는 남녀차별이 적고 능력평가기준도 객관적인 컴퓨터.금융직 등은 '하늘이 내린 선물' 이나 다름없다.

한 미국통계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생겨난 일자리의 85%가 과학기술분야 전문직.기업간부 등 화이트칼라직이었으며 그중 절반 이상이 여성에게 돌아갔다. 한편 주로 파트타임 일자리에 고용됐던 여성들이 독립해 자신의 회사를 차리는 사례도 늘고 있다.

독일의 여성자영업자 비율은 75년 20%에서 96년 30%로 증가했으며 미국의 여성소유사업체 수는 87년~96년 사이 78%나 급성장했다.

신준봉 기자 〈sysj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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