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주장 관철 위한 폭력이 애써 이룩한 민주주의 왜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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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0 민주항쟁 22주년을 맞아 10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집회가 열렸다. 이날 집회에는 민주당 의원 등 2만2000여 명(경찰 추산)이 참가했다. [김상선 기자]

6·10 민주항쟁 22주년을 맞은 10일 이명박 대통령은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법을 어기고 폭력을 행사하는 모습은 우리가 애써 이룩한 민주주의를 왜곡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6·10 민주항쟁 기념식에서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이 대독한 기념사를 통해 “민주주의의 제도적·외형적 틀은 갖춰졌지만 운용과 의식은 아직도 미흡한 부분이 많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가 열어놓은 정치공간에 실용보다 이념, 그리고 집단이기주의가 앞서는 일들이 종종 벌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통령의 이 같은 기념사 내용이 경찰과 서울시의 불허 방침에도 이날 오후 대규모 거리시위 강행 의사를 밝히고 있던 일부 시민·사회단체와 야당에 대한 우회적 비판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이제 우리는 성숙한 민주주의 시대를 열어 가야 한다”면서 “성숙한 민주주의는 우리 사회 모든 곳에서 독선적인 주장이 아니라 개방적인 토론이, 극단적인 투쟁이 아니라 합리적인 대화가 존중받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더구나 지금 우리는 세계적인 경제위기와 북한의 군사 위협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럴 때일수록 우리는 차분하고 신중하게 공익과 국익을 우선하며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민주주의가 사회 통합과 단합을 이루는 기제가 되도록 우리 모두 노력해야 한다”고 요청한 뒤 “이러한 성숙한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해 대통령인 저도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남궁욱 기자 , 사진=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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