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철 기자의 ‘클로즈 업’] 이끼도 ‘꽃’을 피우는구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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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산에 올랐습니다. 봄꽃은 지고 초록빛이 짙어가는 여름의 문턱에서였죠. 봄의 끝자락에 핀 때죽나무 흰 꽃이 떨어져 계곡 물에 흘러가고 있었고요. 물길을 따라 연초록 이끼가 싱그러운 빛을 뿜어내고 있더군요. 바위에 뿌리를 내리고 사는 이끼를 가까이 들여다봤습니다. 솜털 옷 이끼 위에 또 솜털 같은 이끼 꽃이 피었네요. 원래는 꽃이 아니라 암그루의 포자낭이라더군요. 하지만 내 눈에 꽃이면 꽃인 것이죠. 가장 낮은 곳에서 수줍게 피어난 작은 꽃. 그 모습이 궁금하시죠? 그래서 100㎜ 접사렌즈가 허용하는 최고 근접 거리에서 촬영했습니다.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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