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지방선거]고건­최병렬 서울시장 맞대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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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서울시장 선거전이 전형적인 행정가인 고건 (高建) 전총리와 '崔틀러' 라는 별명의 최병렬 (崔秉烈) 전의원간의 맞대결 구도로 굳어졌다.

여야 모두 후보 단일화에 성공한 결과다.

국민회의.자민련은 여권 핵심부의 설득으로 한광옥 (韓光玉) 부총재가 불출마를 선언, 여권 단일후보로 高전총리를 이미 확정했다.

한나라당의 경우 崔전의원이 야권 대표주자가 되기까지는 몇가지 '우연' 이 겹쳤다.

당내 경선의 경쟁자인 이명박 (李明博) 전의원은 선거법 위반 공판으로 도중하차했고, 국민신당 박찬종 (朴燦鍾) 고문은 2일 불출마를 선언했다.

아무튼 유권자 7백45만명을 둘러싼 서울시장 선거전은 정국주도권 향방을 가름하는 잣대라는 이유 등으로 한층 치열하게 됐다.

국민회의는 高전총리의 높은 지명도와 행정경험을 활용하면서 공조직을 최대한 동원한다는 방침이다.

자민련의 중앙당 조직도 가세하고 있다.

崔전의원측은 朴고문의 불출마로 '해볼 만하다' 는 쪽으로 분위기가 급전하고 있다.

崔전의원 측근은 "같은 영남권 출신에 지지계층이 비슷한 朴고문의 불출마로 야 성향 표의 결집이 가능해졌다" 며 고무된 모습이다.

단일화에 따른 이해득실이 어느 쪽에 유리하게 작용할지는 미지수다.

15대 대선 당시 김대중후보는 서울에서 44.9%를 득표했다.

반면 이회창 (李會昌) 후보는 40.9%, 이인제 (李仁濟) 후보는 12.8%를 얻었다.

崔전의원측은 이회창후보의 득표율에 이인제후보 지지표중 절반만 보태도 팽팽한 접전을 펼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TV토론 경험이 많은 崔전의원이 본격 미디어선거전에 들어가면 高전총리를 압도할 수 있다고 장담한다.

여야를 넘나드는 高전총리의 행보와 국민회의.자민련 지지세력의 틈새를 공격한다는 전략도 먹혀들 것이라는 기대를 한다.

반면 여권의 계산법은 다르다.

이회창후보의 득표율중엔 여권후보의 프리미엄이 가산돼 있다며 평가절하한다.

더구나 여권후보인 高전총리가 중산층의 안정심리에 부합한다는 점에서 필승카드라고 자신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선거전까지 남은 변수가 만만찮다는 점이다.

구여권에 대한 경제실정 수사가 계속되면서 실업난 등에 대한 유권자 심리가 어느 쪽으로 흐를지가 일단 최대 관심사다.

김영삼 (金泳三) 정부의 마지막 총리를 지낸 高전총리에 대해 崔전의원측은 집요한 공세를 예고하고 있다.

1대1 구도가 자칫 지역대결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공동정권의 결과물인 호남.충청표 결집현상에 맞서 영남표 결집이 야기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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