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미 여기자 2명에 12년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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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한 노인이 북한에 억류돼 재판을 받은 미국인 여기자들을 풀어 주라며 여기자들의 사진을 담은 피켓을 들고 서울 종묘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 미국인 여기자 유나 리와로라 링은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이 대표로 있는 커런트TV 소속으로 3월 17일 압록강변에서 취재 활동 중 불법 입국죄로 북한 당국에 잡혀 조사를 받아왔다. [AP=연합뉴스]

북한은 8일 미국인 여기자 2명에 대해 각각 중형에 해당하는 ‘노동교화형’(징역) 12년을 선고했다. 미국인들이 북한 법정에서 재판을 받고 실형을 받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중앙재판소는 미국 기자 로라 링과 이승은(유나 리)의 재판을 4일부터 8일까지 진행했다”며 “재판에서 조선민족적대죄, 비법(불법)국경출입죄를 확정하고 12년의 노동교화형을 언도했다”고 전했다. 북한 형법은 중앙재판소에서 1심을 진행한 경우 항소나 항의를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어 이들에 대한 법적 절차는 사실상 마무리됐다. 이에 따라 여기자 석방을 위한 북한과 미국의 협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재판 결과에 대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빌 버튼 백악관 부대변인이 8일 밝혔다.

북한은 3월 17일 여기자 억류 이후 기소·재판 방침을 공개하는 등 사건 진행 상황을 자세히 전해 왔다. 하지만 재판 당일인 4일 “오후 3시에 재판을 시작한다”는 보도 이후 방청을 제한한 채 재판을 진행해 왔었다.

워싱턴=김정욱 특파원
서울=정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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