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포 화력발전소, 탈황·탈질 시설 없어 대기오염 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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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지난달 28일 준공한 삼천포 화력발전소 5.6호기가 탈황 (脫黃).탈질 (脫窒) 시설을 갖추지 않은채 가동중이어서 환경단체들이 대기오염방지 시설 설치를 요구하고 나섰다. 삼천포 화력의 이같은 시설미비는 태안.보령 화력 발전소 등 국내 다른 화력발전소들이 탈황설비를 잇따라 갖추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환경단체 주장 = 경남사천시의 환경을 지키는 시민연합 (회장 金占世.48) 은 29일 오후 사천시동금동 보건소앞 도로에서 5백여명이 모인 가운데 집회를 갖고 오염피해를 줄일수 있는 대책을 세워줄 것을 촉구했다.

시민연합은 화력발전소가 하루 2만5천t의 석탄을 때고 있기 때문에 하루에 아황산가스 (SO2) 5백t, 질소 산화물 (NOx) 2백50t, 먼지.분진 1백t을 배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와룡산의 이끼가 모두 죽고 농작물이 제대로 자라지 못하며 시민의 20%가 천식에 걸릴 정도로 피해를 입고 있다는 것이다.

◇한전 삼천포 화력본부의 입장 = 5.6호기는 처음부터 탈황.탈질 시설이 필요없는 저유황탄을 사용하도록 설계된 시설이며 1~4호기도 저유황탄을 60~70% 썩어 사용하고 있다.

황함량이 0.4%이상인 고유황탄에 비해 0.3%미만인 저유황탄은 오염물질이 적어 배출가스가 환경기준치 이하로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한해동안 1~4호기 측정결과 배출가스에서 황산화물 (SOx.기준치 5백) ) 이 2백, 질소산화물 (NOx.기준치 3백50) 이 1백90으로 배출허용 기준치를 밑돌았다.

와룡산은 바위산이어서 이끼가 자랄수 있는 환경이 아니며 다른 피해도 정확한 근거가 없는 상태라 믿을수 없다.

◇전문가 의견 = 경남대 환경보호학과 권혁보 (權赫普) 교수는 "환경기준에 맞는 배출가스라 해도 저기압.해풍 등 기상상태에 따라 대기중에 희석되지 못할 경우 심각한 오염원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 고 지적했다. 또 그는 "배출가스 환경기준이 갈수록 강화되고 있기 때문에 연기속 공해물질을 걸러내는 시설을 설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고 강조했다.

◇국내 다른 화력발전소 현황 = 95년6월부터 가동중인 태안화력 (2백만㎾) 은 전체 4호기에 대한 탈황설비를 98년말까지 마칠 계획이다.

사천 = 김상진 기자 〈daed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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