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새영화]더글러스 맥그레스 감독 '엠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5면

19세기의 귀족적이고 낭만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작품. 1816년에 발간된 제인 오스틴의 소설을 스크린으로 옮긴 것으로 이미 영화화된 그녀의 작품들 '설득' '오만과 편견' '센스 앤 센서빌리티' 의 뒤를 잇는다.

'엠마' 는 19세기 영국 하이베리를 배경으로 스물 한 살의 귀족 처녀 엠마가 '중매' 에 취미를 붙여 주변의 남녀들을 짝지어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 "세상에 가장 멋진 일은 아주 멋진 커플을 만들어내는 것" 이라고 믿는 그녀가 정작 자신은 사랑이 무엇인지 모르는채 벌이는 실수담이 웃음을 자아낸다.

원작이 그렇듯, 내용은 철저하게 '가정' 의 범주에 머물고 있고, 유머는 고전문학 특유의 귀족적 분위기와 수다스러운 대사의 재치에 의존하고 있다.

이 영화로 데뷔한 더글러스 맥그레스 감독은 '브로드웨이를 쏴라' 에서 우디 앨런과 시나리오 작업을 함께 한 인물. 공들여 그린 그림처럼 섬세하게 포착된 영상은 감독의 남다른 미적 관심을 엿보게 한다.

클래식 음악과 어울린 영국식 엑센트가 두드러지고 우아함을 시각적으로 표현해낸 의상의 역할은 단연 돋보인다.기네스 팰트로는 단아한 외모와 재치어린 연기로 일약 스타로 부상했다.

이은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