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불법 복제물등 홍수로 음반시장 불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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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지난 83년 뉴욕의 한 음반 판매점 앞. 영국의 팝 그룹 '두란두란' 을 보기위해 몰려든 5천여명의 열성 팬들은 뉴욕 도심을 일순간에 혼란에 빠뜨렸다.그러나 두란두란은 최근 소속사인 영국 EMI로부터 계약 해지를 통보받는 신세로 전락했다.

음반시장이 불황에 빠지면서 '한물 간' 가수를 더 이상 붙잡아둘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EMI의 지난해 순이익은 2억5천4백만달러로 96년보다 35%나 감소했다.

소니 뮤직.폴리그램 등 세계적 음반업체들의 올해 총매출도 96년의 40억달러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음반 시장이 불황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는 것은 뜻밖에도 음반 제작기술의 발전과 새로운 스타의 탄생 때문. CD 제작이 손쉬워지면서 불법 복제품들이 쏟아져 나오는 바람에 전세계에서 팔리는 음반 3개중 1개는 불법이다.

최근에는 인터넷이 새로운 불법 음반 배급소가 되고 있다.또 각종 미디어들이 새로운 스타들을 계속 만들어냄에 따라 장기간의 이익을 보장해줄 슈퍼 스타를 찾기가 어려워진 것도 불황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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