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묻어나는 '앨범족보'…송길원 목사 4代행복 담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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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송길원 목사 (43.기독교가정사역연구소 소장) 의 집안에서는 몇 해 전에 할머니의 흔적찾기 '소동' 이 벌어졌다.형제들이 다 모여서 옛날을 추억하다가 불현듯 겨울밤 벽장에서 곶감을 내주며 꼭 껴안아주던 할머니의 넉넉한 품이 그립다는 이야기가 나온 뒤였다.

온 집안을 다 뒤졌지만 누렇게 색이 바랜 사진 한 장이 고작이었다.이 사진을 누가 갖느냐를 놓고 형제들 간에 '싸움' 이 벌어졌다.

이때 누군가가 할머니의 사진을 나눠 가질 수 있는 묘안을 짜냈다.바로 '앨범 족보' 였다.

송목사의 증조부부터 아들까지 4대에 걸친 혈족들의 사진을 가정별로 담아 책으로 묶는데 무려 2년이 걸렸다.

최근에 '사랑과 행복이 넘치는 우리 가정' 이라는 이름으로 앨범을 3백 부 만들어 6촌 형제의 가정까지 다 나눠 가졌다.

각 가정의 가훈까지 담아 독특한 분위기를 엿보게 했고 뒷부분에는 송씨의 계보와 각 가정 구성원들의 생일.결혼기념일까지 적어 때마다 서로 축하인사를 나누도록 했다.

가족 구성원들의 반응은 의외였다. "어르신네들은 아들딸 손자손녀들의 화목한 모습을 한눈에 살필 수 있어 좋아했고 핵가족시대를 사는 아이들은 혈통과 가족의 개념을 느끼며 친척들의 얼굴을 익일 수 있어 즐거워했다" 고 송목사는 말한다.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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