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치료·예방 '타목시펜' 장기복용하면 득보다 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1면

유방암 치료효과뿐 아니라 예방효과까지 있는 것으로 밝혀져 관심을 끌고 있는 '타목시펜 (Tamoxifen) .유방암 발병률을 절반이나 줄인다고 해 유방암 고위험군 여성들의 희망이 되고 있다.

지난 20여년동안 유방암 치료제로 쓰여온 타목시펜이 미국 국립암염구소 (NCI)가 유방암 가족병력이 있거나 유방암으로 발전할수 있는 종양을 앓고 있는 여성 1만3천3백88명을 대상으로 6년에 걸친 임상실험에서 유방암 발병확률을 45%나 감소시킨 것으로 밝혀진 것. 타목시펜은 유방암의 원인중 하나로 꼽혀온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의 활동을 방해함으로써 유방암 세포의 증식을 막는 약물. 그동안 임상의사들 사이에서 제기됐던 '예방효과' 가설이 입증된 셈이다.

특히 ▶유전자 검사를 통해 발병위험이 큰 것으로 판정받은 경우나 ▶양쪽 유방에 모두 암이 생긴 가족이 있을 때, 또는 ▶어머니나 자매중에 유방암을 앓은 사람이 있거나 ▶3대에 걸쳐 유방암에 걸린 가족이 2명이상일 경우등 유전성 유방암의 가능성이 큰 여성은 타목시펜을 복용해 예방효과를 노려볼만 하다.

하지만 이러한 고위험군 여성이 아닐 경우 유방암 예방을 위해 타목시펜을 복용하는 것은 자칫 '득보다 실이 클수 있다' 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 자궁암이나 혈전증 유발등 타목시펜의 부작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NCI의 이번 실험에서도 50세 이상의 일부여성의 자궁암 발병률이 타목시펜 복용에 의해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병원 일반외과 노동영 (盧東榮) 교수는 "타목시펜을 장기복용하는 사람은 반드시 정기적으로 혈액검사나 초음파검사등을 통해 자궁암과 혈전증 여부를 체크해야 한다" 고 말했다.

유방암은 국내 여성암중 자궁경부암.위암 다음으로 흔한 암. 한해 3천5백여명의 새로운 유방암 환자가 발생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지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