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스골프]니클로스 노익장 과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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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황금곰은 웃고 호랑이는 울었다." '골프황제' 잭 니클로스와 '골프천재' 타이거 우즈의 희비가 엇갈렸다.

올해 나이 58세. 이제는 걷기도 숨이 차고 허리도 잘 안돌아가지만 니클로스는 분명 살아있는 골프전설이었다.니클로스는 최종 4라운드에서 4언더파 68타로 선전, 황제의 저력을 과시했다.

합계 5언더파 2백83타로 공동 6위. 반면 니클로스보다 무려 36살이나 젊은 우즈는 특유의 막판 몰아치기가 폭발하지 않아 천재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고 오거스타를 떠났다.니클로스가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저력은 믿어지지 않을 정도였다.

4라운드 동안 16개의 버디와 45개의 파를 잡고 11개의 보기를 기록했다.더블보기 이상은 없었다.

우즈가 보기 13개와 더블보기 1개를 범한 것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놀라운 성적이 아닐 수 없다.

우즈는 모두 40개의 파를 잡았다.니클로스는 경기 태도에서도 우즈와 좋은 대조를 이뤘다.

우즈가 샷이 뜻대로 안될 때마다 퍼터를 집어던지고 짜증을 부리는 '무례한' 행동을 자주 보인 반면 니클로스는 시종 여유있는 태도로 일관, 선배골퍼로서 귀감이 됐다.특히 니클로스는 마지막 홀에서 버디퍼팅에 실패한 뒤 핀에서 10㎝ 거리도 안되는 공을 퍼팅하기에 앞서 퍼터를 곧추세우고 라이를 보는 시늉을 해 갤러리들의 폭소를 자아내는 등 여유를 보여줬다.

그러나 '우즈용 코스' 라는 오거스타에서 우즈는 '2년생 징크스' 를 극복하지 못하고 지난해 자신의 신기록인 18언더파에 훨씬 못미치는 3언더파 2백85타로 마감했다.올들어 미국투어에서 아직 1승도 건지지 못하고 있는 우즈는 아이언샷과 퍼팅감각을 잃은 것이 부진의 원인이었다.

김종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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