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성인오락실 운영자가 말하는 요즘 성인 오락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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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 오후 3시 서울 중구에 있는 성인 오락실. 낮 시간인데도 오락실 안은 신종 오락 게임에 빠진 사람들로 북적였다. 한 게임기에서 팡파르가 울려 퍼지자 사람들이 모여 든다. “도대체 저 기계에서만 오늘 몇 번째 터지는 거야” 여기저기서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지만 돈을 딴 남자는 상기된 얼굴로 “오늘만 100배짜리가 네 번이나 터져 40만원 넘게 땄다”고 자랑했다. 하지만 보통은 시간당 5만원꼴로 잃는다고 했다.

경기 한파 속에서 불법 성인오락실이 급증하고 있다. 성인오락실은 2005년말 1만4000여개에서 2008년 3만5600여개로 늘었다. 물론 이 수치는 경찰이 파악하지 못한 불법 오락실은 빠진 것이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지난해 차단한 인터넷 도박사이트 수도 4359개나 된다. '대박'과 '한 방에 인생역전'을 노리는 사회, 경제 위기가 ‘도박 권하는 사회’를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불법 성인오락실은 어떻게 운영되고 있을까. 성인오락실을 5년째 운영중인 김모(36)씨를 통해 알아봤다.

-요즘 같은 불경기에 성인오락실은 오히려 호황이라고 하던데.

"그렇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일확천금을 바라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지 작년의 비해 올해 매출이 10% 정도 늘었다. "

-불법 성인 오락실에 사람들은 어떻게 알고 오나.

"불법이기 때문에 특별히 전단지를 돌리거나 홍보를 하진 않는다. 대신 3년 전 확보한 '바다이야기' 고객들의 전화번호를 이용해 홍보한다. 또 찾아온 손님들에게 홍보를 부탁하면 다른 사람을 데리고 온다. 우리는 이 손님들 전화번호만 확보해 놓으면 된다. "

-보통 어떤 손님들이 오는가.

"대기업 회사원에서부터 사업가, 공사판 근로자까지 매우 다양하다. 특히 손님 가운데 30% 이상은 삶에서 의미를 찾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

-'바다이야기' 당시 문제가 됐던 상품권도 사용하나.

"당시엔 상품권을 사용했고, 얼마 전까지는 골프공을 사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엔 버스카드처럼 카운터에서 충전을 한다. 돈을 내면 포인트를 충전해주고 그 포인트를 갖고 게임을 한다. 돈을 따게 되면 그만큼 오락기에서 카드로 충전된다. (현금화하려면) 카운터에서 환불하면 된다."

-예전에는 승률 조작을 쉽게 할 수 있었는데 요즘도 조작을 하는가.

"요즘에는 손님들이 더 잘 알기 때문에 조작하기 힘들다. 대신 승률을 보통 95%정도(자연뽕)로 맞춰 놓는다."

-95%면 높은 승률인데 그러면 돈을 별로 못 벌지 않나.
"따지고 보면 결코 높은 승률이 아니다. 그렇지만 손님들은 항상 자신이 딴 돈의 10%를 '고리'로 지불한다. 이는 오락기마다 다 적용되기 때문에 우리에게 돌아오는 돈이 결코 적지 않다. "

-10%를 떼는 데도 손님들이 게임을 계속하나.

"돈을 땄을 때 대부분의 손님은 승리의 기쁨 때문인지 10%가 크다고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 그래서 우리가 돈을 벌 수 있다."

명지대 이요한 대학생기자

[*이 기사는 명지대 디지털미디어학과와 조인스닷컴간의 제휴로 작성된 기사입니다. 특정 내용이 조인스닷컴의 시각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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