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주부 남편 氣살리기 음반 낸다…이승희씨 'IMF' 곧 출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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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또 하루를 마감하고 돌아온 당신, 오늘도 힘드셨죠. 이제 활짝 웃어보세요. IMF라는 게 무언가요. 아임파이팅 (I AM FIGHTING) 이죠…. " 중학교에 다니는 아들과 딸을 둔 전업주부가 'IMF' 라는 곡으로 가수 겸업을 선언했다.

이승희 (李承禧.41.서울강남구압구정동) 씨. 李씨의 데뷔 앨범에 담길 곡은 디스코풍의 타이틀곡 'IMF' 외에도 저녁식사 준비의 즐거움을 노래한 '저녁시간' , 돌아가신 친정 아버지를 그리는 '아버지' 등 11곡. 모두 자신이 직접 작사.작곡한 곡들로 일상생활 주변의 이야기를 담은 것이다.숙명여대 재학 시절 교내 팝송경연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을 정도로 가창력도 수준급. 가수 정훈희를 연상시키는 목소리다.

10년 전 별세한 친정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글로 쓴 것이 계기가 돼 꾸준히 작사를 해왔고 본격적인 작곡공부도 해 이제는 컴퓨터로 작곡하는 수준. 5권에 이르는 그녀의 작곡노트에는 사할린 동포 할머니가 모국에 와 잃어버린 딸을 찾는 내용의 '사할린의 모정 (母情)' , '분무기에 내사랑 담아 당신의 처진 어깨를 다려봅니다' 라는 가사의 '다림질' 등도 담겨있다.

李씨가 가수활동을 본격적으로 생각한 것은 의사인 남편의 이해와 적극적인 지원이 있었기 때문. 지난 2월 그동안 만든 곡들을 엄선해 서울논현동의 한 스튜디오에서 데모 테이프를 만들었다.이를 들어본 몇몇 음반사가 호의적인 반응을 보여 머지않아 음반이 나올 예정이다.

李씨는 "어려운 시대를 사는 이 땅의 모든 주부들이 공감하고 남편들에게 힘을 줄 수 있는 노래를 부르고 싶다" 고 말했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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