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방의학회지 최근호에 실린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건강증진의학과 이강숙 교수팀의 논문에 따르면 이 병원에서 종합검진을 받은 남성 3916명 중 흡연자의 대사증후군 위험도가 비흡연자에 비해 크게 높았다.
조사 대상자 중 비흡연자는 1026명(26.2%), 과거 흡연자(지금은 금연)는 1293명(33.0%), 현재 흡연자는 1597명(40.8%)이었다.
대사증후군은 몸에 좋은 고밀도 지단백(HDL) 콜레스테롤 혈중수치가 40㎎/㎝ 이하이면서, 혈압(130/85㎜Hg)·혈당(110㎎/dL)·혈중 중성지방(150㎎/dL)은 높고 복부비만(90㎝ 이상)인 경우를 말하며 각종 성인병의 원인이 된다. 보통 이 중 세 가지 이상의 증상이 있으면 대사증후군으로 진단한다.
과거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중성지방 수치가 1.35배, 복부비만을 나타내는 허리-엉덩이 둘레비가 1.25배로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혈압과 혈당, HDL 콜레스테롤의 혈중수치는 큰 차이가 없었다. 현재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은 혈관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혈중 중성지방이 2.12배 높았다.
이강숙 교수는 “담배를 끊으면 계속 담배를 피우는 사람에 비해 대사증후군의 위험도를 감소시킬 수 있다”며 “하지만 금연을 할 때는 비만도가 상승하는 만큼 규칙적인 운동을 함께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한편 29일 서울성모병원에서 열린 세계 금연의 날 세미나에서 국립암센터 서홍관 박사는 담배 경고그림이 흡연율을 낮추는 데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캐나다는 2000년 담뱃갑 경고그림을 도입한 뒤 2003년 청소년 56%가 흡연량을 줄이는 데 효과가 있었다고 한다. 브라질도 금연상담전화를 걸어온 상담자 67%가 경고그림을 보고 스스로 금연을 시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보건복지가족부는 올해 중 담뱃갑에 경고그림을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안혜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