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E 학생기자] 이어령 전 문화장관 인터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34면

청소년기에 꼭 해야 할 일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좋은 스승을 만나 평생의 교훈을 얻는 일도 그중 하나일 것이다. ‘이 시대의 지성’이라 불리는 이어령(76) 전 문화부 장관을 중앙일보 본사 고문실에서 만나 청소년들이 마음에 새겨야 할 가르침을 들었다.

중앙일보 본사 고문실에서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오른쪽에서 둘째)과 인터뷰하고 있는 이소은양과 이재윤군, 장지원양(왼쪽부터).

-청소년기에 바른 인성을 기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묘목은 묶어줘야 곧고 아름답게 자랍니다. 청소년은 묘목처럼 나날이 성장하는 존재인만큼 다양한 규율이 주위를 둘러싸고 있을 거예요. 나를 옭아매는 틀을 구속으로 봐선 안 됩니다. 나의 성장을 돕고 완성의 길로 이끌어주는 고마운 존재라고 인식해야지요.”

-일부 청소년은 성적 위주의 학교 교육이 바른 가치관 정립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학교 탓이라기보다는 사회 자체가 경쟁을 추구하기 때문이죠. 인성이 중요하긴 하지만 성적을 우선적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잖아요. 청소년들이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고민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한 일입니다. 현실과 이상 간의 괴리를 어떻게 좁혀나갈지 자문하면서 가치관을 세워나가기 바랍니다.”

-『젊음의 탄생』이라는 저서에서 ‘젊은이들은 지우개가 달린 연필로 사고해야 한다’고 말씀하신 의미를 알고 싶습니다.

“창조는 없는 것을 만드는 작업이잖아요. 기존에 있는 것을 지우고 그 위에 써보는 작업을 반복하는 고달픈 과정이 필요하다는 뜻이죠. 어제와 똑같은 메뉴로 밥상을 차리면 실패할 가능성도 낮지만 감동도 없어요. 태우기도 하고 처음보다 못한 음식을 내놓아 보기도 하면서 새로운 밥상을 만들어내는 사람의 눈엔 세상이 늘 찬란한 법입니다.”

이재윤(한양대 사회과학부1), 이소은(인천외고3), 장지원(마장중3)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