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일본서 빌린돈 4백억 환차손 발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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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경기도가 지방도로 공사를 위해 일본으로부터 외채를 빌린 직후 환율이 폭등하는 바람에 4백억원 정도의 환차손이 발생,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특히 이 도로는 외채를 끌어들여 개설할 만큼 시급한 공사가 아니라는 지적이 많아 자치단체의 성급한 사업추진으로 도민들의 세금만 낭비한 꼴이 됐다.

27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는 국제통화기금 (IMF) 구제금융 이전인 지난해 9월 수원고색~의왕간 지방도로 건설을 위해 일본 채권인 사무라이 본드 1백10억엔 어치를 당시 환율 기준으로 8백32억원의 예산을 들여 발행, 연이율 2.1%에 5년 만기 일시상환 조건으로 빌려왔다. 그러나 IMF체제 이후 환율 급등에 따라 현재는 엔화로 결제해야 하는 차입원금이 1천2백여억원 (1백엔당 1천1백여원기준) 으로 불어나 4백10억원의 빚을 덤으로 떠 안게 됐다.도 관계자는 "국제 금융시장에 진출해 경기도의 존재를 국제무대에 알릴 필요가 있었고 공기단축을 통한 공사비 절감을 위해 서둘러 외채를 들여왔다" 고 해명했다. 이에대해 도의회측은 "국내채로 발행해도 예산확보가 가능한데도 굳이 외채를 끌어들인 것을 이해할수 없다" 며 "도의 잘못된 정책판단으로 환차손이 발생했기 때문에 관계 공무원들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할 것" 이라고 말했다. 2천1백98억원의 사업비가 투자되는 고색~의왕간 지방도로는 길이 14㎞ (편도 2차선) 이며 지난 95년1월부터 공사에 들어가 올 연말 준공 예정이다.

정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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