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그룹, 계열사 3개로 축소…만도기계·시멘트·건설 경영권만 유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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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한라그룹은 현재 15개인 계열사를 만도기계.한라시멘트.한라건설 등 3개사를 중심으로 축소 재편하기로 했다.

한라는 이들 3개사에 대해서는 경영권을 유지하는 범위에서 외국 자본과의 합작을 추진하고, 나머지는 통폐합하거나 매각할 계획이다.

정몽원 (鄭夢元) 한라그룹 회장은 26일 그룹 본사에서 미국 로스차일드사와 10억달러의 브리지론 협약서를 교환한 후 윌버 로스 로스차일드 사장과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밝혔다.

鄭회장은 이날 "로스차일드사의 자금 지원을 중심으로 한 한라그룹의 자구 계획은 지급보증 문제로 다른 계열사의 발목을 잡고 있는 한라중공업의 조속한 정상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고 말하고 "그러나 한라중공업이 법정관리로 넘어갔기 때문에 경영권에 대해서는 언급할 자격이 없다" 고 덧붙였다.

한편 로스 사장은 "10억달러의 브리지론 가운데 우선 4천만달러를 빠른 시일내 한라의 운영자금으로 지원할 예정이며, 나머지 돈은 한라에 대한 실사를 마친 후 이번 주말부터 미국 투자가들을 대상으로 유치, 조성하겠다" 고 설명했다.

그는 또 "우리는 한라의 경영에 개입하지 않겠으며 계열사 인수.합병 (M&A) 문제에 대해 조언만 할 뿐" 이라고 강조했다.

한라는 로스차일드가 조성, 지원하는 자금으로 한라중공업이 지고 있는 제2금융권 부채를 우선적으로 갚을 계획이다.

한편 한라그룹 채권 금융기관들은 이같은 계획에 대해 일단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27일 오후 은행연합회에서 채권단 대표자회의를 열어 세부적인 입장을 정리하기로 했다.

이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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