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최종 열쇠는 '생산성 향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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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당면한 경제위기를 넘기면 그 이후의 우리 경제의 진로는 무엇인가가 자주 화두 (話頭) 로 떠오른다.

국제통화기금 (IMF) 이후를 생각하자는 말도 비슷한 맥락에서 나오는 것이다.

그 대답은 지극히 평범하게도 '생산성 향상' 이라는 과제로 모아진다.

세계적인 컨설팅 회사인 맥킨지가 최근 발표한 '21세기 한국의 성장전략' 이라는 보고서도 생산성 주도의 경제로 거듭 태어나는 것이 한국경제를 재창조하는 길이라고 결론지었다.

맥킨지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노동생산성과 자본생산성은 평균해서 미국의 51% 수준밖에 안된다.

생산성이 낮은 원인은 두가지인데 첫째는 한국기업이 그동안 수익성보다 외형 확대에, 성장성보다는 비용절감에 집착하는 '요소 투입 성장' 을 추구했고, 둘째로는 광범위한 시장규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노동과 자본의 양적 투입에 의한 동아시아의 경제성장은 조만간 한계에 부닥칠 것이라는 폴 크루그먼 교수의 예언과도 흡사하다.

맥킨지 보고서의 특색은 현재 한국경제가 추구하고 있는 제조업과 금융분야의 개혁만으로는 이렇게 낮은 생산성을 극복하기에 불충분하다고 지적한 점이다.

서비스부문의 전면적인 개혁이 뒤따라야 한국 재창조의 시나리오가 완성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서비스시장 가운데 자본.노동시장의 개혁.개방 못지 않게 상품시장의 개혁을 중시한 것은 다시 한번 음미해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가격규제.무역장벽.토지이용 제한 등을 대폭 완화 내지 자유화함으로써 한국경제의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은 작금의 개혁작업의 중심에서는 간과하고 있는 것들이다.

특히 정부규제의 네거티브 시스템 채택, 즉 이것만 안되고 나머지는 전부 된다는 식으로 규제를 완화하자고 다시 주장한 것은 개혁이라는 이름 아래 새로운 규제를 탄생시킬지도 모르는 우 (愚) 를 경계한 것이다.

이렇게 보면 생산성 향상은 개혁의 수단이며 동시에 목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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