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 CEO 인터뷰- 노원청솔 김명범 원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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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 CEO 인터뷰- 노원청솔 김명범 원장
담임 강사의 노력이, 학원 경쟁력 좌우해요

강북 교육 1번지를 자처하는 노원구에서 재수종합반의 강자로 떠오른 강남청솔 직영 노원청솔학원. 5년 전 개원한 이래 매년 확장을 거듭하면서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노원청솔학원의 김명범(43) 원장을 만나 그 비결을 물었다.

“노원 청솔의 성과는 100% 담임 강사들의 노력으로 이뤄진 것입니다. 누구나 따라할 수 있지만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죠. 청솔학원의 철저한 학생관리는 이미 정평이 나 있습니다. 그게 다 학생에 대한 강사의 애정과 교감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김원장은 노원청솔학원의 성공비결 1순위로 대입 재수종합반 담임 강사들의 노력을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김 원장은 “흔히 청솔학원을 강사의 무덤 또는 담임의 무덤이라고 말한다”며 “이는 뛰어난 강사가 너무 많아 조금만 소홀히 하면 금세 뒤쳐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소문난 강사라 해도 청솔에만 오면 밖에서 누렸던 명성만큼 크게 눈에 띄기 힘들다는것. 그는 “여기서 살아남아 학생들에게 인정받는다면 어디서나 성공할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한다.
 

지난 1월 노원청솔학원 원장으로 새롭게 부임한 그는 1992년부터 강사를 시작해 지금까지 곁눈질 한번 없이 학원만 보고 달려왔다. “처음에는 보습학원에서 초·중·고 모든 과정의 수학을 가르쳤는데 그 다음달에 고등부 수강인원이 단 1명도 남지않아 너무 충격이었어요. 그래서 아예 고등부를 포기하고 초·중 과정에만 집중했죠.” 김 원장은 그 사건을 계기로 강사라는 직업이 결코 만만하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이후로 지금껏 출근시간을 한번도 제대로 지킨 적이 없다. 항상 누구보다 일찍 학원에 나온 것. 아예 원장에게 학원 열쇠를 받아 오전 10시 30분까지 출근, 수업준비와 학원 청소 등을 도맡으며 오후 4시에 출근하는 다른 강사들을 맞았다.
 

이런 노력의 결과 수학 초·중 과정 인기강사로 이름이 알려지면서 대형 학원들에서 스카웃 제의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의 마음속에는 항상 무거운 짐하나가 자리잡고 있었다. 바로 고등부 수업에 대한 재도전이었다. 그는 “고등학생들 앞에만 서면 머릿속이 하얗게 변하는게 내가 오히려 벌을 서고 있는 느낌이었다”며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내 강사인생 최고의 목표는 재수종합반을 맡는 것이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고등부가 안되면 아예 재수반에 직접 도전해보자는 심정으로 자리를 알아보던 끝에 지인의 소개로 대입재수학원에서 강의를 시작할 수 있었다. 김 원장은 그 때 교재였던 ‘수학의 정석’을 통째로 외워버렸다. 또 초·중등 강좌에 바친 열정을 그대로 이어간다는 생각으로 노력한 결과 서서히 재수종합반 수업에서도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후 2002년 청솔학원의 스카웃제의를 받으면서 그의 인생 최고의 전성기를 맞았다.
 

그가 발을 들인 청솔학원은 일반 학원과 다른 큰 특징이 있었다. 바로 학벌·인맥 파괴와 강사들이 서로 호형호제 한다는 점이다. “처음에는 정말 적응하기 힘들더라고요. 한번은 학생과 상담 중인데 제 이름을 부르며 잔심부름을 시키는 선배를 보고 화까지 났었죠. 하지만 그게 청솔의 힘이라는 것을 알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당시만 해도 청솔학원은 학생들 사이에서 무서운 학원으로 통했다. 김 원장은 학원 내 체벌이 횡행하던 때라 그 점 때문이리라 생각했지만 의외의 대답이 돌아왔다. 바로 “선생님들이 서로 너무 친해서 학생이 한 선생님에게 찍히면 다른 모든 선생님에게도 찍히게 돼 학원생활에서 무척 조심하게 된다”는 것. 그 점이 청솔학원의 숨은 힘이라고 자부한다. 강사들에게 예의가 바른 학생들은 상담 시에 대화가 잘 되고, 더불어 성적도 오른다는 지론이다. 그는 5년 전 노원청솔학원에 처음 왔을 때 140여명이던 수강생이 현재 1000여명 수준으로 늘어난 비결을 여기서 찾는다. 김 원장은 “이제는 양적 팽창도 중요하지만 질적 성장을 이룰 때”라며 “노원청솔 하면 이 지역 최고 실력의 학생들이자웅을 겨루는 곳이라는 인식을 심어 줄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프리미엄 김지혁 기자 mytfac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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