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운드의 최고 스타로 군림하고 있는 삼성의 이승엽.양준혁. 그러나 삼성훈련장에서만큼은 구단 직원인 김정수 (35) 씨가 인기스타다.
김씨의 공식직책은 기록원이자 선수들의 연봉고과 담당자지만 선수들이 붙여준 직함은 '수비 인스트럭터' . 김동재 수비코치와 짝을 이뤄 선수들에게 힘차게 펑고를 때려준다.
김씨가 훈련장에서 인기스타가 된 것은 유머를 겸비한 유격훈련 조교 스타일로 즐거운 훈련분위기를 연출해서다.
공격훈련을 마치고 수비훈련으로 들어오는 선수들에게 김씨는 우렁찬 목소리로 "당 코스까지 이동하느라 대단히 수고많았습니다.
본 코스는 철벽내야와 든든한 외야 구축이 목표로 여러 올빼미들의 날렵한 동작을 기대합니다" 고 외치며 펑고를 시작한다.
사전에 김코치와 선수당 1백개의 펑고를 약속하고 선수들에게 50개만 하겠다고 안심을 시킨다.
약속한 50개에서 10여개가 남으면 일부러 어려운 타구를 날린 뒤 "그것도 못잡아 시합에 나가겠습니까. 다시 5개 추가. "
이런 식으로 기필코 목표량을 채운다.
그리고 아주 민주적 (?) 인 방법도 동원한다.
"펑고 30번을 더 받겠습니까, 운동장 2백바퀴를 돌겠습니까. " 또 가벼운 얼차려도 가미해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쉬운 타구를 놓치면 가차없이 '쪼그려뛰기 3회 실시' 를 요구한다.
선수들이 힘들어하는 눈치가 보이면 "코치와 본 조교가 슬퍼지면 여러 올빼미들의 통곡소리만 높아집니다.
그런데 지금 자꾸 슬퍼지려고 해요" 라고 분위기를 조성하면 선수들도 씨익 한번 웃고 훈련에 몰입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대구상고.영남대를 졸업한 김씨는 87년 삼성에 입단, 92년까지 선수생활을 하다 93년부터 삼성구단 직원으로 근무해 오고 있다.
김현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