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동양 짧은 드리블에 나래수비 허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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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나래가 졸지에 무너진 4쿼터를 제외하면 동양은 3쿼터까지 정상적인 경기를 벌였다고 봐야 한다.

주목할 점은 전희철이 전반에 3파울을 범해 3쿼터까지 21분밖에 뛰지 못한 점, 그리고 동양이 전의 공백을 빠른 패스워크와 키넌 조던.키스 그레이의 제공능력으로 극복한 점이다.

한경기 40분을 양팀 선수숫자인 10으로 나누면 1인당 볼을 보유할 수 있는 시간은 4분 이하. 그러나 선수들의 발은 쉴 틈이 없다.

결국 승부는 패스의 수, 즉 선수들의 걸음수에 크게 좌우된다.

그동안 동양은 선수 한명당 드리블 시간이 가장 긴 팀중 하나였다.

이날 전희철이 비운 10분은 동양이 드리블 시간을 줄이는 효과를 낳았고, 나래의 수비는 바빠졌다.

나래가 3명이나 5반칙으로 퇴장당한 것은 동양의 빠른 움직임을 잡기 위해 노력한 결과다.

이 부담이 나래를 무너뜨렸다.

여기서 동양은 20일부터 시작되는 현대와의 준결승을 앞두고 중요한 힌트를 얻었을 것이다.

정규리그 우승팀 현대의 전력이 우세함은 분명하다.

특히 포스트의 조니 맥도웰과 외곽의 이상민은 파워.정확성 등에서 동양의 키넌 조던 - 김병철을 압도한다.

동양이 이변을 일으킨다면 나래와의 5차전에서 보여준 스피디한 패스워크.적극적인 리바운드가 되살아날 경우에 한해서다.

이날의 패스속도와 수를 유지한다면 현대와의 승부는 5대5로 봐도 무리가 없다.

1라운드에서 다섯게임을 치른 부담은 젊은 팀 동양에 결정적 핸디캡이 못된다.

현대가 장기휴식으로 잃어버린 실전감각도 큰 변수는 아니다.

승부는 어느 팀이 정상적인 전력을 발휘하느냐에 달렸다.

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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