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군수품 전산화도 국방 개혁, '투명거래'로 예산 절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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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현재 우리나라의 어려운 경제여건을 감안하지 않더라도 국가예산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국방예산 집행에 일대 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은 국민 누구나 공감하고 있다.

이것은 부정과 비리척결 차원이 아니라 근본적인 구조조정 즉, 시스템 개혁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다른 모든 분야와 마찬가지로 개혁은 빠를수록 좋다.

그러나 국방분야는 확고한 안보태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에 그 특수성이 있다고 하겠다.

이러한 개혁의 성공을 위해서는 합리적 판단에 경험과 기술이 따라줘야 하며, 경제.사회 등 군외의 제반환경과 조화될 수 있는 적정한 시간도 필요하다고 본다.

미 국방부는 21세기를 대비해 전반적인 국방개혁을 추진하고 있으며 그 네 가지 핵심은 재구조.통합.시장원리도입.감축으로 요약된다.

미 군수본부 (DLA) 는 이러한 틀 안에서 국방예산 절감을 위해 10년 이상의 노력으로 군수품구매 및 계약방법을 획기적으로 개선하였는데 인터넷을 통한 전자백화점 (E - Mall) 체제를 도입한 것이다.

즉 군수품 구매시 전산망을 이용하여 미국전역의 업체와 그 제품을 검색하고 컴퓨터를 통해 전자구매하는 방식으로 국방예산 절감은 물론 제반 행정업무를 대폭 간소화시켰다.

이러한 방법은 군수품 납품업체에는 신속한 대금지불을 해주고 군부대는 최선의 조건으로 군수품을 신속히 보급받을 수 있어 그야말로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식의 상거래 방식이다.

우리나라는 국가 초고속망과 연계된 국방 전산망이 확립된 이후에야 미국의 그러한 체제를 적용할 수 있다.

현재 우리는 국내 환경에 맞는 군수조달분야 개혁을 추진해 나가고 있다.

예를 들어 그중 하나가 가격정보획득 문제다.

미국.유럽 등 다양한 국가로부터 군수품을 도입하는 우리나라의 실정으로서는 정확하고 신속한 가격정보를 얻는 것이 군수조달 예산 절감에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 조달본부에서는 현 가격정보획득 시스템에 추가하여 인터넷을 비롯한 국내외 가용한 모든 전산망을 활용하고 있고, 이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정확한 가격정보를 획득한다는 것은 우리의 목표다.

과거에는 논란의 소지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나 지금은 전산망에 의한 투명한 가격정보획득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으며 이를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 올릴 계획이다.

군수조달분야 개혁의 목적은 국방예산을 절감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에 있으므로 그에 따른 시간이 필요하다.

결코 1~2년 안에 그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

미 국방부는 전자구매 방식을 도입하기 위해 10년 이상 노력을 기울였다.

따라서 시간이 다소 걸리더라도 시스템 개혁에 의한 자동적 예산 절감이 안보와 경제 양 측면에 유리하다.

법을 존중하는 가운데 최선책을 강구하는 가장 민주적인 방식으로 국방개혁이 추진돼야 한다.

방경수〈국방부 조달본부 행정지원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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