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진흥,`영화·영상·음반·공연예술 문화상품권' 발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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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0면

16일부터 문화상품권 시대가 열린다.

㈜한국문화진흥 (대표 金瑢燦) 이 우선 5천원짜리 한 종으로 발행하는 '영화.영상.음반.공연예술 문화상품권' (약칭 문화상품권) 이면 도서를 제외한 거의 모든 문화를 즐길 수 있게 된다.

가맹점은 우선 서울 지역에서만 호암아트홀.예술의전당.정동극장.영화관.음반가게.비디오체인점 등 1천7백여 개에 이른다.

웬만한 문화공간은 거의 망라된다.

문화상품권의 힘은 과연 어떤 식으로 나타날까.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보자. 회사원 이모 (44) 씨는 오는 20일 여고 1학년생인 딸의 생일선물로 일찌감치 문화상품권을 택했다.

예전같으면 외식이나 옷이 단골품목이었다.

문화상품권을 선물함으로써 이씨가 누리는 이점은 많다.

매달 한번씩 딸이 '숙제' 처럼 관람해야 하는 문화공연 티켓을 별도로 사주지 않아도 된다.

또 남는 상품권으로는 딸이 스스로 판단해서 음반도 사고 영화나 연극도 즐길 수 있어서 좋다.

이 예로도 문화상품권이 문화계에 미칠 영향은 분명해진다.

문화수요 창출과 건전한 선물문화의 정착이 그것이다.

관련업계는 도서시장을 제외하고 현재 1조8천억원으로 추산되는 문화시장에 상당한 신규수요를 창출할 것으로 보고 있다.

도서상품권과의 경쟁도 흥미롭다.

관계자들은 문화상품권이 도서상품권 시장의 15~20%를 잠식할 것이란 전망을 하고 있다.

지난 91년 선보인 도서상품권의 경우 발매 4년 만에 뿌리를 내렸다.

현재 전체 도서판매액의 15% 정도가 도서상품권으로 이뤄지는데 지난해 7백22억원 판매를 기록했다.

문화상품권도 올해 판매액을 50억원으로 잡고 있으나 5년째 되는 2002년에는 4백억원에 이르러 손익분기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금액 중 35% 정도가 신규수요 창출로 예상된다.

한국문화진흥측은 단계적으로 서울외 지역으로 확대하고 상품권 종류도 '프리페이드카드' 등으로 다양화하며 할인.재해보험 가입 등 서비스를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문화상품을 구입하고도 돈이 남으면 법에 따라 5천원권의 경우 액면의 20%까지 현금으로 환불받을 수 있다.

소비자들로서는 상품권을 분실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국내통계는 접하기 어렵지만 일본의 통계를 보면 회수되지 않는 비율이 도서상품권 7~8%, 전화카드 20%선으로 나타나고 있다.

(문의 : 02 - 562 - 5300)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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