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프레레호, 성공적인 첫 출항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 0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한국 대 바레인의 국가대표 평가전에서 이동국이 첫골을 성공시킨 뒤 주먹을 불끈 쥐고 환호하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본프레레호가 출항 후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한국은 10일 광주 월드컵경기장에서 요하네스 본프레레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의 데뷔전으로 치러진 바레인과의 친선평가전에서 2-0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바레인과의 역대전적에서 9승3무1패를 기록했다.

한국은 전반 2분 이동국이 선제 포문을 열었다. 현영민이 바레인 진영 왼쪽에서 길게 던진 공이 페널티지역 정면에 있던 바레인 수비수의 머리를 맞고 뒤로 흐르자 이동국이 오른발 발리슛으로 바레인 골네트를 갈랐다. 이동국이 태극마크를 달고 골을 넣은 것은 2002년10월8일 부산 아시안게임 바레인과의 8강전(한국 1-0승) 결승골 이후 처음이다.

예상보다 빨리 터진 선제골에 한국은 상승세를 탔다. 2분 뒤 이번에는 바레인 아크 오른쪽에서 공을 잡은 정경호가 중앙으로 들어오다 벼락같은 왼발 중거리슛을 날렸다. 바레인 골키퍼가 손도 못 댈 만큼 빨랫줄처럼 뻗은 공은, 그러나 크로스바를 맞고 튕겨나왔다.

노도 같은 한국의 두 차례 공격이 끝난 뒤 경기는 소강상태로 접어들었다. 바레인은 좌우 미드필더까지 최후방으로 내려와 수비수 3명과 함께 겹수비를 섰다. 한국은 상대진영까지 잘 가고도 번번이 마지막 패스를 차단당하면서 득점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오히려 기습을 노린 바레인에 두세 차례 수비라인이 뚫리는 위험한 장면을 보였다.

▶ 10일 광주 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한국과 바레인 축구 평가전에서 한국 국가대표팀 최진철이 헤딩골을 터뜨리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경기의 치열함이 떨어지면서 분위기가 가라앉던 전반 41분 한국의 추가골이 터졌다. 바레인 진영 오른쪽에서 얻은 코너킥을 이을용이 골문 앞으로 올렸다. 순간 공격에 가담했던 최진철이 멋지게 공의 방향을 틀어 바레인 골네트를 흔들었다.

한국은 추가득점을 노렸으나 후반 9분 이동국의 헤딩슛과 후반 15분 정경호의 땅볼 중거리슛 등이 골문을 살짝 빗겨가 전반에 기록한 두 점으로 만족해야 했다.

초여름밤 시원한 골맛을 기대한 팬들로서는 다소 실망스러운 경기였지만, 개막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아시안컵을 준비하는 대표팀에게는 보약이 된 평가전이었다. 본프레레 감독 부임 후 10여 일간 담금질한 대표팀이 공격과 수비에서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여실히 보여준 경기였기 때문이다.

공격에 있어 선수들은 본프레레 감독이 요구한 빠른 패스게임을 하기 위해 노력했다. 상대 미드필드부터 짧은 패스로 상대진영을 파고들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선수들은 왜 패스를 했는지 잊은 듯 슈팅기회를 흘려보냈다. 대신 공을 측면으로 뺀 뒤 예의 몸에 익은 대로'크로스-헤딩슛'의 도식적인 공격을 고집했다.

수비에 있어서는 새로 시작한 포백(4back) 시스템에 선수들이 아직 적응 못한 탓이 크겠지만, 협력수비는 실종되고 번번이 상대의 침투패스에 위기를 맞았다. 그나마 상대의 골 결정력이 약해 실점으로 연결되지 않았을 뿐, 전.후반 합쳐 너댓 차례 수비벽이 무너지면서 상대 공격수와 골키퍼의 1대1 상황이 만들어졌다.

광주=장혜수 기자

◇전적

한국 2 - 0 바레인

득 이동국(전2), 최진철(전41.助이을용.이상 한국)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