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대통령-이만섭 총재 영수회담 발언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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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金대통령 = 李총재는 원내의석 몇개를 가진 정당의 대표가 아니라 지난 대선때 국민으로부터 5백여만표의 지지를 얻은 당의 대표입니다.

(한나라당이) 대통령 취임식날 아침엔 축하하고, 오후엔 총리 인준안의 국회 심의조차 보이콧한 것은 참으로 유감입니다.

▶李총재 = 미증유의 국가위기에 처해 총리 인준 문제로 더 이상 국정마비가 계속돼선 안됩니다.

국가가 부도나면 정치가 무슨 소용 있습니까. 야당은 정정당당한 투표행위로 당론을 관철시키는 게 정도 (正道) 입니다.

여당도 위헌시비를 야기하거나 성급하게 서두르는 인상을 주지 말고 인내하면서 문제를 해결하는 게 바람직합니다.

▶金대통령 = 국정공백의 장기화를 방치할 수 없습니다.

이런 사태는 국내는 물론 국제적으로도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해외투자가들의 대한 (對韓) 투자분위기가 조성되는 마당에 이러한 사태로 발목이 잡혀 안타깝습니다.

국정이 말이 아닙니다. 1백만 공무원들이 일손을 놓았습니다.

총리서리체제에 대해 물론 반대하는 학자도 있으나 다수의 헌법학자들은 불가피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李총재 = 국정공백과 경제위기 등 국난극복을 위해 초당적으로 대처해야 합니다.

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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