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對한국 단기채권 90억불 중장기 전환 통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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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일본의 주요 금융기관들이 한국 금융기관에 대한 단기채권 1백억달러중 90% 이상을 중장기 채권으로 전환해 주겠다고 통고했다.

이에 따라 3월말 결산을 앞둔 일 금융기관의 대출금 회수 우려로 고조됐던 이른바 '3월 위기설' 은 큰 고비를 넘기게 됐다.

27일 도쿄 (東京) 의 한국계 은행들에 따르면 한국에 돈을 가장 많이 빌려준 농림중앙금고는 단기 대출금을 1백% 중.장기 채권으로 전환해주겠다고 26일 저녁 통보했다.

도쿄미쓰비시은행도 지난해 12월24일 대출잔고를 기준으로 단기대출의 98%를, 사쿠라은행은 80%이상을 중장기 채권으로 전환시켜 줄 것을 약속했다.

이들은 신용도 하락으로 단기대출금을 집중 회수했던 제일.서울은행에 대해서도 동일 비율을 적용할 방침임을 밝혔다.

한국계 은행의 한 관계자는 "뉴욕 외채 협상때 목표로 잡은 중.장기채권 전환비율이 75%였으나 일본의 경우 전환비율이 평균 90%에 이를 것" 이라고 낙관했다.

이 경우 적용 금리는 뉴욕 협상 결과에 따르고 대출기간별로는 2년짜리가 전체의 50%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단기 채무를 중.장기 채무로 전환하기 위한 한국 정부의 첫 외채설명회 (로드 쇼)가 27일 오전 도쿄에서 성공적으로 열렸다.

이날 설명회에는 유종근 (柳鍾根) 대통령 경제고문과 휴버트 나이스 IMF 국장, 일본의 16개 채권은행과 14개 외국계 은행의 관계자 등 모두 1백30여명이 참석했다.

나이스국장은 "한국이 IMF 프로그램을 성실히 이행하고 있으며 최근 국제수지.환율.주가가 정상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며 "올 하반기에는 물가와 외환보유액도 적정 수준을 유지해 신규 해외차입 여건도 조성될 것" 이라고 전망했다.

도쿄 = 이철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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