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지방선거 야당 참패…하시모토내각 장수 가능성 높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금융스캔들과 경기부양 실패로 하시모토 내각의 인기가 뚝 떨어졌지만 야당이 지리멸렬한 덕분으로 장수할 가능성이 점차 높아가고 있다.

22일 나가사키 (長崎) 현지사 선거에서 자민당 출신의 가네코 겐지로 (金子原二郎.53)가 41만표를 얻어 구 신진당 간사장 출신의 니시오카 다케오 (西岡武夫.62) 후보를 12만표 차이로 압승했다.

함께 치러진 나가사키 4구 보궐선거에서도 자민당의원 비서관 출신인 미야지마 다이스케 (宮島大典.34)가 당선됐다.

이번 선거 결과는 7월 참의원 선거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다.

오자와 이치로 (小澤一郎) 당수에 이어 구 신진당의 2인자였던 니시오카는 중의원을 사임하고 출마하는 배수의 진을 쳤지만 하시모토 류타로 (橋本龍太郎) 총리까지 나서 조직표를 단속한 자민당을 꺾지 못했다.

지난해 가을 미야기 (宮城) 현지사 선거에서 부터 계속 이어지는 자민당 압승 추세는 야당의 자멸 (自滅)에 따른 어부지리라 할 수 있다.

제1야당이던 신진당은 내분끝에 지난달 자유당.신평화당 등 6개의 군소정당으로 쪼개져 버렸다.

중의원 52석으로 제1야당이 된 민주당도 과반수 의석 (2백54석) 을 넘긴 자민당과 비교할 수 없는 꼬마 정당에 불과하다.

민주당은 최근 치러진 미야기 6구, 이바라키 5구 보궐선거에서 후보조차 내지 못하고 손을 들었을 정도다.

자민당이 참의원 선거에서 과반수를 넘길 경우 하시모토총리는 재임일수가 7백70일로 전후 9번째 장수 총리가 되면서 자민당 내부의 알력에도 불구하고 상당기간 안정적인 정권유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도쿄 = 이철호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