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당선자, 독일 슈피겔지 회견 "재벌 시대는 끝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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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김대중 대통령당선자는 23일자 독일의 시사주간지 데어 슈피겔과의 회견에서 '재벌의 시대' 는 끝났으며 법률을 통해 재벌의 특권을 없앨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일본의 과거 사죄를 촉구했으며 북한의 갑작스런 붕괴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했다.

金당선자는 이 회견에서 “재벌들이 원하든 원치 않든 이제 재벌의 시대는 끝났다” 면서 “재벌과 대기업들은 이제 완전한 자유시장경제에 던져지게 될 것” 이라고 밝혔다.

그는 “재벌이 이런 변화를 극복하고자 한다면 스스로 경쟁력을 갖춰야 할 것” 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재벌들은 은행에서 엄청난 돈을 가져다 계열 기업 수를 늘리는 데 사용하는 등 국가권력과 밀착관계를 통해 엄청난 특혜를 누렸다” 고 지적하고 “이제 재벌들은 이같은 목적으로는 더이상의 자금을 확보하지 못할 것” 이라고 강조했다.

金당선자는 “재벌들이 지금은 40~50개의 계열기업을 거느리고 있으나 앞으로 3~6개로 줄어들고 나머지는 해체되거나 다른 곳에 인수될 것” 이라고 전망하면서 “그렇다고 정부가 재벌들에게 특정기업을 포기하도록 요구하지는 않을 것” 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金당선자는 “법률을 통해 지금까지의 모든 특권을 박탈하고 새로운 특권을 주지도 않을 것이기 때문에 재벌 스스로 변할 것으로 본다” 면서 “최근 30대 재벌이 내놓은 구조개혁안을 이미 검토했으며 우리가 불가피한 것으로 여기고 있는 것들과 모두 일치하고 있다” 고 평가했다.

과거 식민지역사 등 한.일 관계와 관련해 '일본의 사죄를 주장하느냐' 는 질문에 金당선자는 “그렇다.

일본에 죄가 있다는 것은 명명백백한 사실” 라고 강조하면서 “일본은 독일로부터 배워야 한다” 고 말했다.

金당선자는 이어 북한의 갑작스런 붕괴 가능성에 대해 주민들이 외세에 대해 두려움을 갖고 있고 북한 정권이 정치적으로 강한 상태이며 반대파의 활동이 거의 없다는 점을 들어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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