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당선자측, 내달 20∼30억불 해외조달…세계은행등 보증통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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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김대중 (金大中) 대통령당선자측은 기업 외채난 해소를 위해 새 정부 출범 직후인 3월초 아시아개발은행 (ADB).세계은행 등 국제기구의 지급보증 아래 최소한 20억~30억달러를 국제금융시장에서 조달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협상중인 외자의 금리는 리보 (런던은행간 금리) +1.0%포인트 아래다.

金당선자측은 이 자금을 기업들에 지원, 외채상환압력을 덜어줄 예정인데 이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3월 대란설' 의 주요 근거로 지목돼온 기업 외환부도위기를 넘기는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金당선자측 핵심 관계자는 22일 "금융기관 단기외채는 뉴욕협상을 통해 장기채 전환 방침이 잡혔지만 국내기업 해외현지법인이 빌린 외채의 상당부분이 올 3월에 만기가 집중돼 있다" 며 "산업은행이 국제금융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해 기업에 지원해 주도록 할 예정" 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최근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 (S&P) 사 등 국제 신용평가기관들이 한국 신용등급을 상향조정하긴 했지만 아직도 '투자부적격' 등급이어서 산은이 독자적으로 돈을 빌리기는 쉽지 않다" 며 "ADB.세계은행 등 공적기구의 보증을 받아 해외차입을 추진중" 이라고 말했다.

국내 기업 해외 현지법인이 빌린 외채는 약 5백억달러로 국내 본사 및 계열사들이 지급보증한 규모는 3백80억달러이며, 이중 올해 갚아야 할 외채 규모는 약 1백3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국내 주요 대기업은 물론 전반적인 기업 신용도는 투자위험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신규차입 및 만기연장이 극히 어려운 상태다.

한편 비상경제대책위원회 고위 관계자는 "산은이 국제기구의 보증을 받아 차입에 나서는 것은 달러유입을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조달비용을 낮추자는 의도" 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폐쇄된 종금사가 매출한 10조원 규모의 기업어음 (CP) 을 은행이 인수키로 한데 이어 기업 외채위기까지 벗어날 경우 '3월대란' 은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 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金당선자는 지난 19일 "최근 거론되는 3월 (금융) 대란설을 극복하기 위한 상당한 준비가 돼 있다" 면서 이같은 대책이 심도있게 진행중임을 시사한 바 있다.

이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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