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등록금 못내 합격취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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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재수까지 했는데 합격취소라뇨. " 부산대 음악과 (바이올린)에 합격했으나 기구한 사연으로 탈락한 朴모 (20) 양은 "초등학교 때부터 13년이나 바이올린을 키며 준비한 대학시험인데 합격취소가 말이 되느냐" 고 하소연이다.

사업으로 눈코 뜰새 없이 바쁜 어머니가 친척에게 등록금을 주며 은행에 갖다 내도록 맡겼으나 이 친척이 등록금을 갖고 달아나 버려 합격이 취소됐기 때문. 등록 마감날인 7일 (토) 오후6시쯤 등록금이 납입되지 않은 사실을 알게 된 朴양과 어머니가 은행으로 헐레벌떡 뛰어갔으나 때는 이미 늦었다.

은행측은 "학교에서 허가하면 받아주겠다" 며 학교측에 판단을 미뤘으나 주말이라 9일에야 총장이 참가한 가운데 대책회의가 열릴 수 있었다.

교수들 중에는 다른 의견도 있었으나 회의 결과는 합격취소로 결정됐다.

"기간내 미등록자를 합격시킬 경우 더 큰 문제가 발생한다" 는 게 학교측이 밝힌 결정이유다.

"등록일을 놓친 것이 등록포기의사를 밝힌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우수학생을 선발하는 것이 입시의 원칙이라면 당연히 우리를 받아줘야 하는 것 아닙니까. " 朴양은 학교를 상대로 소송을 검토중이다.

부산〓정용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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