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지역 주택전세 거래 부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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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본격적인 이사철을 맞았으나 부산.경남지역 주택전세시장은 풀릴 기미가 없다.

대규모 신규아파트 단지의 입주가 시작돼 새 아파트 전세물량이 쏟아져 나오고 있으나 매기가 전혀 없다.

지난 11일부터 입주가 시작된 부산 해운대신시가지 주공 4단지 (9백28가구).임대아파트 (4백20가구) 주변 부동산중개업소에는 이 아파트 전세물량이 3백가구 이상 나와 있다.

새 아파트를 분양받아 이사를 하고 싶어도 살던 셋집에 들어올 사람이 없어 전세금을 빼지 못하거나 실직등으로 입주잔금 (3천만원) 을 마련하지 못해 세를 놓으려는 물량들이다.

입주가 시작된지 10일동안 4단지 (분양아파트) 는 12% 1백10가구, 임대아파트는 24% 1백1가구만 입주했을 뿐이다.

1월중순부터 입주가 시작된 경남김해시외동 한국2차아파트 (2천2백50가구) 도 19일 현재까지 입주가 안된 5백50가구가 대부분 전세로 나와있다.

경남창원.마산 도심 부동산중개업소에도 주택전세물량이 쏟아져 나와 있지만 시세보다 20~30% 싼 '급매물' 만 아주 드물게 계약이 성사될 뿐이다.

문의전화조차 하루평균 한건이 안 올 때가 많다.

이로인해 부동산중개업소는 물론 이사대행업체.용달업체들도 심한 불황에 시달리고 있다.

대신 중계료 부담이 적은 생활정보지는 '2월 이사철 특수' 를 누리고 있다.

또 이사 오려는 사람이 없어 이사 가려는 임차인에게 전세금을 깎아주고 "계속 살아달라" 고 간청하는 집주인도 많다.

부동산중개업협회 부산시회 관계자는 "90년대 중반이후 자녀들이 전학후 학교생활이 쉽도록 봄방학이 이사철로 각광받고 있는데도 이사하는 가정이 예년의 절반도 안된다" 고 말했다.

부산〓강진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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