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도 대규모 손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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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투자의 달인 워런 버핏(사진)이 8년 만에 대규모 분기 손실을 냈다. 블룸버그 통신은 8일(현지시간) 버핏이 운영하는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가 올 1분기에 15억 달러(약 1조8700억원, 주당 990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1분기 매출도 지난해 252억 달러에서 228억 달러로 9.5% 감소했다. 버크셔가 분기 손실을 낸 것은 9·11 테러로 보험사업 부문에서 막대한 손실이 발생했던 2001년 3분기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1분기에는 9억4000만 달러(주당 607달러)의 이익을 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버크셔의 손실은 대부분 에너지 기업인 코노코 필립스에 대한 투자와 파생상품에서 발생했다.

버핏은 이미 2월에 주주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지난해 유가가 배럴당 140달러에 근접했을 때 코노코 필립스의 주식을 산 것이 수십억 달러의 손실을 끼쳤다”고 고백했었다.

코노코 필립스의 주가는 지난해 6월에 비해 반 토막 난 상태다. 버크셔는 보유 중이던 이 회사 주식 8500만 주 가운데 1370만 주를 올 1분기에 매각했다고 밝혔다.

버크셔는 또 채권 부도 위험에 대비해 가입하는 보험 성격의 파생상품인 신용부도스와프(CDS) 계약에서도 6억7500만 달러의 손실을 냈다. 이 밖에 아메리칸익스프레스 ·웰스파고 등 금융주 투자도 손실을 키웠다. YCMnet 어드바이저스의 수석 투자전략가인 마이클 요시카미는 “버핏도 완벽하지는 않다”며 “하지만 다각화된 사업의 다른 부문에서 이 손실을 충분히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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