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럼·오곡밥 정월대보름 별식 이야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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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11일은 정월대보름. 집집마다 부럼 깨며 오곡밥과 나물로 된 아침상을 맞는다.

부럼은 일년 열두달 무사태평하고 종기나 부스럼이 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과 함께 아이들 이를 단단하게 해주려는 뜻도 담겨 있다.

오곡밥은 여름더위를 이기라는 의미. 대한영양사회의 도움말로 정월대보름 별식을 살펴본다.

▶부럼 = 작지만 영양소가 풍부한 견과류. 1백g당 약 5백40㎉의 고열량식품인 땅콩은 몸에 좋은 불포화지방산과 함께 무기질인 인산이 레시틴의 형태로 들어있다.

이 레시틴은 각종 신경대사작용, 특히 기억력증진에 좋다.

역시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한 호두엔 철분등 무기질과 비타민B1과 비타민E도 많아 피부노화방지에 효과적이다.

'본초강목 (本草綱目)' 에 의하면 호두는 간을 보호하고 허리와 무릎을 따뜻하게 해주며 변비를 낫게 하고 가래를 없애준다고. 중국에선 정월이면 아이들에게 호두를 먹이는 관습이 있는데, 이는 머리가 좋아지라는 뜻이란다.

밤은 당분과 비타민C가 풍부한 편. 깐 밤을 끓는 물에 데쳐 설탕시럽에 약한 불로 졸인 다음 꿀로 마무리한 밤초는 구기자.오미자차등과 함께 내면 전통다과로 일품이다.

잣은 불포화지방산과 비타민B군이 주요 구성성분으로 피부를 윤택하게 하고 혈압을 내리는 역할을 한다.

▶오곡밥 조리 포인트 = 오곡밥은 멥쌀밥보다 물을 적게 하여 5인분에 1큰술 정도의 소금물로 짓는다.

찹쌀과 콩.수수는 물에 1시간쯤 불려두면 되고, 팥은 한번 끓여 물을 따라낸 뒤 다시 한번 살짝 무를 정도로 삶아 사용한다.

차조는 뜸들일 때 넣어야 퍼지지 않는다.

▶나물 조리포인트 = 마른 고사리.취등은 따뜻한 물에 충분히 불려 사용하는 것이 좋다.

너무 질길 땐 다 볶은 다음 물을 조금 붓고 뚜껑을 덮어 약한 불에 뜸을 들이면 무르게 할 수 있다.

반면 호박은 쉽게 무르므로 찬물로 잠깐 불려 조리한다.

나물은 국간장.설탕.다진 파.다진 마늘.참기름.깨소금 양념에 미리 무쳐두었다가 볶으면 간이 고루 잘 밴다.

김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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