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질성 폐렴 투병 다섯살 승현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우리 승현이 좀 살려주세요. 인공호흡기가 없으면 단 하루도 살 수 없어요. " 서울광진구구의동 허름한 지하 셋방. 한창 친구들과 뛰어놀아야 할 심승현 (沈承賢.5) 양이 인공호흡기에 의지한 채 가는 숨을 쉬고 있다.

승현양에게 불행이 닥친 것은 95년 10월. 갑작스런 고열과 기침으로 병원을 찾은 승현양에게 내려진 진단은 체내 점막이 파괴되는 '스티븐 존슨 증후군' 이란 희귀병. 1개월여동안 치료를 받고 그 병은 완쾌됐으나 후유증 때문에 폐세포가 죽어 호흡곤란을 일으키는 '간질성 폐렴' 에 걸려 만 2년이 넘도록 인공호흡기에 의지한 채 연명하고 있다.

그러나 승현양 부모는 언제 어린 딸의 숨이 끊길지 몰라 요즘 불안한 날들을 보내고 있다.

월 45만원에 이르는 호흡기 대여료를 마련할 일이 감감하기 때문이다.

4개월째 대여료가 밀려 며칠전 대여업체로부터 인공호흡기를 환수하겠다는 통보를 받고는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주방용품 납품업체를 운영하던 아버지 심국진 (沈國鎭.42) 씨는 승현양이 병에 걸리기 직전 부도를 당한 뒤 공사장을 전전하고 있고 어머니 김경순 (金敬順.38) 씨는 잠시도 승현양 곁을 떠날 수 없는 딱한 실정이다.

"승현이는 어려서 폐세포가 계속 생기기 때문에 2~3년만 지나면 완치될 수 있다고 합니다.

" 어머니 金씨의 눈에서는 하염없이 눈물이 흘러내렸다.

최익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