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나이스의 딜레마-금리인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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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IMF 실무협의단의 나이스 단장은 환율안정과 금리인하, 이 두마리 토끼를 좇아야 하는 한국 정부와 IMF의 처지를 '딜레마' 라고 표현했다.

금리인하 정책을 쓰면 환율불안정이 다시 불붙게 된다.

환율안정을 위해 우리는 IMF 구제금융을 받았고 최근에는 뉴욕에서 정부가 지급보증을 서면서까지 2백40억달러에 대한 채무조정을 국제채권금융단으로부터 어렵사리 얻어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고금리를 그대로 놓아 둘 수는 없다.

이대로 가다가는 올 한해가 다 가기 전에 한국의 기업은 고금리 때문에 대부분이 쓰러지고 말 것이라는 위협적 진단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우리로선 고금리 유지 이외의 강력한 환율안정제를 찾아봐야 한다.

외환 유입을 촉진하는 제도적 개선이 그것이다.

외국인에게 인수.합병 목적의 적대적 주식매입을 허용한 것도 한 처방이다.

최근 태국이 자국 바트화의 해외 반출과 재반입을 자유화했더니 그로 말미암아 외환의 유입이 늘어나고 주식시세가 뛴 것도 타산지석 (他山之石) 일 수 있다.

우리도 외환관리법을 철폐하면 이런 효과를 올릴 수 있을 것이다.

통화량을 늘리는 등의 중앙은행 개입 외에도 금융시스템의 개편으로 금융중개비용을 내려가게 함으로써 금리인하 효과를 내게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금융부문의 고용조정, 인수.합병, 외국인 경영참여 유인 (誘因) 등의 촉진을 위해 금융관계법의 광범한 개정과 정책 실시도 시급하다.

그 외에 금리와 환율 간의 빡빡한 딜레마에서도 그나마 있을 수 있는 여유를 줄이는 것을 빼놓을 수 없다.

예를 들면 금융기관간의 콜 금리를 환율안정상 꼭 필요한 수준 이상으로 과도히 높게 정한 여유분이 있으면 그것을 찾아내 그만큼 내리는 것이다.

나이스 단장의 말 그대로 환율안정책과 금리인하책은 그 둘 사이에 최선의 밸런스를 찾아내 맞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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