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9월 개교 대구국제학교 19일 첫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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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교사가 가르친다면서요….” “아이를 유학 보내는데 유리하겠죠.”

내년에 문을 열 외국교육기관인 대구국제학교에 보이는 학부모들의 반응이다.

대구국제학교가 19일 동구 봉무동 학교 예정지에서 기공식을 연다. 이 학교는 내년 9월 개교한다. 전체 정원은 초·중·고교생을 합쳐 400명이다. 유치원생 50명(예정)은 따로 뽑는다.

대구시 동구 봉무동에 들어서는 대구국제학교 조감도. 뒤쪽에 보이는 건물이 영신 중·고교다. [대구시 제공]


◆미국학교가 미국 교과과정 가르쳐=대구국제학교는 미국 메인주에 있는 학교법인인 ‘리아카데미(Lee Academy)’가 운영한다. 이 학교법인은 1845년부터 리아카데미 고교를 운영하고 있다. 학교가 위치한 리 타운의 초·중학교용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 공급하는 중견 사학으로 알려져 있다. 시는 지난 2월 리아카데미와 ‘대구국제학교 설립·운영 협약’을 했다.

그런 만큼 미국에서 가르치는 교과과정이 그대로 적용될 전망이다. 국내 학력인증을 희망하는 학생에겐 국어·국사(초등학생은 사회) 과목(연 102시간 이수)을 추가로 가르친다. 교사도 미국에서 선발한다. 대구에 위치하고 있을 뿐 교육과정과 학교 운영 방식은 미국 본교와 마찬가지일 것으로 시는 보고 있다. 국내에 체류하는 외국인과 일정 기간 해외에 거주하다 귀국한 내국인의 자녀가 입학하는 기존 외국인학교와 다르다. 학교의 설립과 운영을 외국 학교법인이 맡아야 하고, 경제자유구역에만 들어설 수 있다. 대구시 배영철 국제통상과장은 “이 같은 형태의 국제학교 설립은 대구와 인천에서만 추진되고 있다”고 말했다.

시가 국제학교 설립에 나선 것은 대구에 사는 외국인 자녀의 교육을 위해서다. 국제학교가 없어 대구 근무를 꺼리는 외국인이 많고 투자 유치에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현재 대구 미군부대의 ‘아메리칸스쿨’에 600여 명(왜관 캠프 캐롤 장병 자녀 포함)이 재학 중이지만 모두 주한 미군 자녀다. 기업체 근무자의 자녀를 수용할 시설은 없다고 한다. 국제학교에서 공부하기를 희망하는 지역 학생에게 기회를 주겠다는 것도 설립 목적의 하나다.

◆학생 선발은=대구시 관계자는 “재학생의 30%를 한국 학생으로 뽑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현재 내국인 학생 비율은 15%지만 정부가 이를 상향 조정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제학교의 전체 학생 400명 중 120명이 지역 학생으로 채워질 전망이다.

학생 선발 방식 등은 하반기에 결정된다. 시는 리아카데미 측이 교육과학기술부에 학교 설립 승인 신청을 하는 9월께 ▶학생 선발 방식▶초·중·고교별 인원▶교과목▶학제▶교육비 등을 공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는 미국 유학을 희망하는 지역 학생이 많이 지원할 것으로 예상했다.

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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