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가 접속]김대중당선자, 빈방 난로·전등 켜두자 직접 끄며 비서들 꾸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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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김대중 대통령당선자가 토요일인 지난달 31일 당 (국민회의) 총재실 여비서를 호되게 나무랐다.

당무회의를 주재하러 총재실을 비운 사이 집무실내 전기난로.전등을 계속 켜두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직접 난로와 부속 화장실의 전등을 끄며 “이걸 내가 꺼야 되나” “IMF시대에 바로 이 장소에서부터 애국심을 솔선수범해야 하는 거야” 하면서 1분여 동안이나 꾸짖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위 사무실에서도 비슷한 일이 계속 벌어지고 있다.

한 비서실 간부는 “플라스틱 표지에 담아 보고를 올리면 나중에 수행비서를 시켜 한 움큼 모은 표지들을 돌려보내시더라” 며 “요즘들어 부쩍 더 심해졌다” 고 전했다.

일반종이는 물론 팩스용지도 반드시 뒷면을 다시 쓰도록 한다는 것. 일산집에선 최근 햇빛이 들어오는 오후에 응접실 불을 켜둔 비서를 혼낸 일도 있었다는 얘기다.

“IMF대통령답다” 고 말하면서도 “언제 꾸중이 떨어질까 조심스런 나날” 이라고 걱정하는 수행원과 비서들이다.

김석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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