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가 벼랑 끝에서 생환하는 쪽으로 바뀐 것은 김영삼대통령과 김대중당선자의 정치적 계산이 서로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해양수산부는 96년 하반기 金대통령이 신설했다.
金대통령은 92년 대선때 부산을 중심으로 한 영남지역의 몰표를 노려 해양수산부 설치 공약을 제시했었다.
때문에 해양수산부에 대한 金대통령의 애착은 金당선자에게 "살려달라" 고 매달릴 정도로 강한 편이다.
부산에서 해양수산부의 존속을 희망하는 여론이 압도적인 점도 金대통령에게 힘이 됐다.
金당선자는 金대통령의 '민원' 을 선선히 받아들이는 인상을 주었다.
이로써 金대통령은 부산 시민에게 체면을 세운 셈이 됐다.
청와대측은 "부산 시민들이 金대통령을 보는 눈이 좀 달라질 것" 이라고 반색했다.
그러나 金당선자가 향유할 반사 이득이 더 클지 모른다.
부산 민심을 얻고, 그로 인해 동서화합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야말로 金당선자가 바라는 일일 것이기 때문이다.
金당선자가 3일 정부측에 선물거래소의 부산 설치를 지시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볼 필요가 있다.
효과는 또 있다.
金당선자가 金대통령의 위신을 세워줘 서로 우호적인 관계를 지속할 경우 새 정부의 개혁 작업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당장 이번 국회에서 金대통령 영향권에 있는 의원들의 협조를 기대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상일 기자